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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액체/시음기

o`sulloc - 세작


2월의 첫째날.

카페인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지만
요즘 속이 좋지 않아 커피를 못마시는 엄마를 위해
그 날은 녹차를 마시기로 했다.
내가 집어 든것은 오설록 서포터즈 미션으로 구입했던 세작.
신상이다!
신이나사 찻물을 올리고
주섬주섬 다구를 챙겨들었다.

가느다란 잎의 모양을 보면 알수 있듯,
상당히 여린 잎들로 만들어진 차다.
간간이 보이는 연두색 잎들이 어여쁘다.



모처럼의 녹차이니 만큼
찬장 구석에 웅그리고 있던 다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거름망이 헐거워 홍차를 우리는 용도론 적합하지 않지만,
이번처럼 녹차를 우릴땐 역시 이런 전통 다구가
차의 제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티푸드로는 일전에 만들었던 사과 타르트.
(..필링이 안들어서 타르트라고 하긴 좀 부족하지만^^;)





물은 보글보글 기포가 막 올라오기 시작할때 바로 내렸다.
먼저 다관에 물을 부어 덥힌다음,
그 물을 다시 숙우에 부어 적당한 온도가 되길 기다린다.
그동안 다관에 2g의 찻잎을 집어넣는다.
숙우를 손으로 들었을 때 지나치게 뜨겁지 않으며
이제 물을 다관에 부어준다.
1~2분이 흐른 뒤 차를 잔에 나누어 따라주는 것이 정석이지만,
3인용 다구를 둘이서 사용한것이기 때문에
고른 차맛을 위해 차를 전부 숙우에 따라준 뒤, 다시 잔에 옮겨 담았다.

 




첫번째 우린 차색은 생각보다 엷고 투명했다.
홍차의 강하고 떫은 맛에 익숙했기 때문에
녹차의 푸릇푸릇하고 부드러우면서 깔끔한 맛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은은하고 달콤한 뒷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작은 잎들이 찻잔에 들어가 있었지만
홍차와는 달리 맛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점이 재미있었다.
(아마 물 온도가 낮은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차를 우린 다음 다관 속의 찻잎을 살펴보았더니
여린 잎들이 물기를 한껏 먹어 파릇파릇함을 뽐내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두번째 우렸을때의 모습.
처음 보다 색도 진했고 맛도 향도 강했다.
아마 우리집이 정수기가 아닌 지하수를 쓰기 때문에
찻잎이 깨어 나는 시간이 좀더 걸린 탓도 있을 것이다.
만일 서양식 티팟에 우린것이었다면
물 양이 더 많이 들어가서 여러번 우리기는 적합하지 않았을것 같다.



녹차는 어째서인지 찻잎이 하나 동동 떠있는 것이
더 매력적이고 맛있어 보인다.




 

이건 세 번째로 우려낸 차의 모습.
두 번째 보다 맛도 색도 향도 조금씩 옅어지고
점점 떫은 맛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냠냠.




사과 타르드(?)도 다 먹어버렸다.
시나몬 파우더을 조금 넣고 너무 달지 않게 조린 사과의 맛과
깔끔한 녹차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뿌듯했다^^


 




접시는 순식간에 비어버렸다.




이제 모처럼 세작이 집에 들어왔으니
요 다구도 이뻐해줄 시간인듯^^
종종 애용해줘야겠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Tea and Coffee]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