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잠 못 이루다
사박사박
눈 밟는 소리에
가만히 창문을 연다.
서늘한 바람사이
선명한 발자국.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동안
눈은 자꾸만 쌓여
흔적을 덮고
숄도 없이 현관을 나서지만
쌓인 시간의 깊이만큼
망각 역시 깊어져
감촉도 형태도 아득해져.
놓지 못하는 기억의 끝자락은
움켜쥐면 쥘수록
붉게 언 손가락 사이로
방울방울 흐르고
나는 겁에 질린 아이처럼
슬픈 소리를 낸다.
깊은 밤,
달빛은 구름 너머 아득하고
어깨위로 가만히
시간이 내리는 소리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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