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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궤적/리뷰

카르마


사실, 올블로그 이벤트 응모를 하면서도
뽑힐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카르마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이벤트에도 글을 남겼었는데
그건 이미 발표일이 지났지만 낙선...
그래서 올블로그 이벤트도 마찬가지이려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자가 날아왔다.

[올블로그 이벤트 당첨 되신것 축하드립니다]

문자를 받았을때 느낀 감정은 놀람과 기쁨이었는데
그중 놀라움이 더 컸다.

문자를 잘 살펴보니 티켓은 공연 당일에
신분증 지참하고 찾아가 받으라고 쓰여있었다.

문자가 날아온것이 공연 바로 전날이기 때문에
함께 보러갈 사람 고르는 것도 문제였다.
다행히 친한 동생이 스케줄이 비어서 둘이 함께 보기로 했다.

아르바이트 끝난뒤 씻지도 못하고 바로 지하철을 탔다.
다행히 공연시간 보다 한참 널널하게 도착.
티켓을 수령하러가보니 자그마치 한장에 5만원이나..!
이런 비싼 공연을 볼일은 좀처럼 없었기 때문에
나는 흥분해서 아직 오지 않은 일행에게 꺅꺅 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잠시후 그 애가 왔고, 우리는 커피랑 빵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안내에 따라 입장했다
안내받은 자리로 가보니 무대 제일 앞자리였다.
이벤트 티켓이니 만큼 어쩔수 없는 결과지만
무대를 한눈에 보기는 조금 힘든 자리였다.
하지만 시력이 나쁜 편이라 그냥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가까이에 앉으면 더 잘보이겠지!




이 극은 퍼모먼스라는 설명과 마찬가지로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진행됀다.
극의 내용을 말해주는 것은
배우들의 춤과 행동, 옷의 색과 형태, 표정, 음악.

무대는 조금 작은 느낌이였지만,
실은 막이 내려와 있었기 때문에 받은 느낌이에 불과했다.
조명이 꺼지고 배우들이 객석 뒤쪽에서부터 입장을 했다.

제일먼저, 극의 화자라고도 할수 있는 재비.

재비라는 케릭터는 상당히 재미 있다.
온몸은 금색으로 물들이고 옷도 노란색이다.
아수라의 가면을 쓰고 장난을 치는가 하면
무신들의 무예를 따라하다 실수를 하기도 한다.
전구를 집어넣은 물안경을 쓰고 웃음을 자아거나
상고를 멋지게 돌려 박수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처럼 어릿광대처럼 장난 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여주지만 
결국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그의 역활.
재비는 언제나 제일 중요한 장면에서 나와 사건을 전개하고 설명한다.

멋진 지휘자 차림으로 들선 그는 커다란 동작으로 지휘봉을 휘두른다.
그러자 웅장한 음악이 흐르며
 한명 한명 배우들이 객석 뒤쪽에서 나타난다.

모든 우주의 지배자인 카라스.
그 손에는 붉고 커다란 사과를 들고 있다.
우아하고 당당한 걸음으로 입장한 그는
붉은 열매를 높이 들어올려 그것이 중요한 물건이며 힘의 상징임을 나타낸다.


붉은 열매
세상의 모든 규직과 힘을 상징한다.
마치 선악과를 떠올리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 다음 입장한 것은
카라스의 아내이자달의 여신 아리아
다른 여러 신들
(배우의 이미지를 구할 수 없어서;; 달그림만)
아리아는 흰색과 붉은 색으로 장식된 한복차림이였는데
가느다란 선을 강조하여 매우 가녀리고 우아한 느낌을 풍겼다.



모든 신들이 입장을 하고 나면 검은 옷에
추한 가면을 쓴 신이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별의 신이었지만
욕망과 사랑에 굴복하여 사악한 존재로 타락한 아수라

 

그는 아리아를 향한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장미 다발을 들고 나타나지만
아리아는 오직 자신의 남편인 카라스만을 바라볼 뿐.
매정하게 고개를 돌리며 아수라의 사랑을 외면한다.

아수라는 그녀의 사랑을 얻으려면 카라스가 가진 힘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게되고
카라스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 사과를 노리다,
결국 날카로운 칼로 카라스를 찌른 뒤 사과를 손에 넣는다.

그러나 아리아는 여전히 아수라를 돌아보지 않고
카라스의 죽음에 비통해한다.

이때, 카라스의 장례를 치루는 춤이 매우 인상적이다.
여러 신들이 향을 피운 항아리를 들고 나와
무대는 희미한 연기와 향내로 가득해졌다.

아리아의 마음을 손에 넣지 못했으나
자신이 갖게된 힘에 취한 아수라는 성대한 축제를 열어
자신이 새로운 왕이 된것을 축하하게 만든다.

이때 아수라는 높은 왕좌에 앉아
푸른옷을입고 붉은 부채를 든 무희들의 춤을
거만한 자세로 바라본다.
무희들의 춤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뽐내는 듯 화려하다.

그때, 자신들의 왕의 죽음에 분노한
여러 신들이 나타나고  아수라에게 대항한다.
그들은 남신 여신 할 것 없이 무도를 수련하여 아수라를 공격하고
마침내 붉은 열매를 다시 손에 넣는다.

그리고 진혼고를 울려 카라스를 부활 시키기위한 의식을 한다.
재비가 치는 북 소리에 맞춰서
아리아는 느리게 원을 그리며 카라스를 부르는 춤을 춘다.
죽음의 세계에 잠긴 카라스는 힘겹게 걸어나오지만
왕좌 앞에서 힘없이 쓰러지며 1막이 끝난다.



잠시 시간이 흐른뒤, 몰락한 아수라가 등장한다.
그는 이제 손에 다시 장미를 들고 있다.
아리아를 향한 사랑을 버리지 못한 그는
나뭇 가지에 장미를 꽃아 그 사랑을 표현하나
검을든 남신들이 나타나 그 꽃을 베어버리고
아수라는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신들은 다시 카라스를 부활하기 위한 의식을 치루고
붉은 열매의 힘으로 카라스가 부활하며 세상 에는 평화가 돌아온다



아래 사진은 극의 마지막 장면이다.
극이 진행 되면서 뒤에 있던 병풍에 천천히 그림이 그려진다.
아름 다운 춤에 넑이 나가있다보니 어느새 완성된 병풍을 보고 관객들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을든 네명의 남신을 상징 하는 사군자와 카라스를 상징하는 태극.
공연이 끝난뒤 병풍 뒤에서 화가가 걸어 나왔을때 받은 박수는
그 어떤 배우가 받은 것 보다 크고 진심 어린 것이었다.









개인 적으로는 아수라라는 캐릭터에 마음이 간다.
올곧고 바른 케릭터 투성이인 이 극에서
오직 그만이
추하고
더럽고
비참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이야 말로
인간다운 감정이 아닐까?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영화리뷰 모읍니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