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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사생문

우유와 요구르트



우유는 매일 ESL 우유, 요구르트는 롯데 엑셀런트 비피더스로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냉장고 안에 있는 게 그 것 뿐이라서!

먼저 우유와 요구르트의 색을 비교해봤다. 우유는 약간 푸른빛이 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얀색이다. 하지만 요구르트 쪽은 희미한 붉은 빛이 돈다. 발효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사과과즙 포함 제품이기 때문이다. 잔을 살짝 기울이자 우유의 표면이 살랑 거리며 물결친다. 하지만 요구르트 쪽은 마치 물풀처럼 한 박자 느리게 표면이 기운다.

기울인 잔에 코끝을 가져다 대고 향을 맡는다. 우유는 포근한 향이 난다. 약간 달콤함이 섞인 고소함이 느껴진다. 요구르트는 강한 단 향과 상큼함이 풍긴다. 식욕이 도는 산기다.

우유를 마셨다. 매끄럽게 입술로 흘러든 하얀 액체는 우유 특유의 풋풋함을 남기고 식도를 따라 미끄러져 들어갔다. 마시고 난 뒤에 미묘한 여운이 남는다. 다음은 요구르트가 든 잔을 입술로 가져갔다. 매끄러우면서도 밀도 있는 흐름이 혀 위로 엉겨들고 천천히 입 안을 적신다. 단맛과 유제품 특유의 고소함, 그리고 사과와 요구르트 특유의 신맛이 느껴진다.

문득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곰곰이 생각을 하다 마루로 나가서 구워뒀던 스콘을 집어 들고 왔다. 한입 베어 물고 우유며 요구르트를 마셨다. 후후, 바로 이거야! 역시 음료수를 마실 때는 겻들일 음식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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