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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사생문

머리핀



 이 머리핀은 내가 가진 핀 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나는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에 이 것을 실제로 보고 관찰해서 쓸 수가 없다. 단지 내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적을 뿐이다.

  이 것은 핸드메이드 제품인데, 대학교 1학년 무렵에 아는 동생과 아이 쇼핑을 하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지름신’을 강림 시켜버린 물건이다.

  길이는 6cm정도. 5mm 쯤 되는 폭의 클립에는 광택 도는 아마빛 띠로 밴딩 되어있어 수수하면서 우아한 느낌을 풍긴다.

  클립의 끝에 지름 1.3cm, 높이 4mm의 수정이 달려있다. 이 수정은 각진 원뿔 모양으로 커팅되어 있다. 마치 우산을 위에서 바라본 것과 유사한 모양이다. 수정은 금속 밭침에 박혀있고, 이 밭침은 낚시 줄로 클립에 강하게 고정되어 있다.  밭침 색이 어둡기 때문에 이 수정 역시 반짝거린다기 보다는 오히려 빛을 움켜쥐는 듯 투명한 검은 빛으로 보일 때가 많다.

  한번은 받침을 고정시켰던 낚시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수정이 떨어져 버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구매처를 찾아 가봤는데, 주인이 바뀌었는지 자기네는 이런 물건을 판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다지 까다로운 수리 방법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에 단돈 몇 천원에 고칠 수 있었다.

  지금은 머리가 짧아 잘 사용 하지 않지만 여전이 이 녀석은 내 서랍 속에 소중히 보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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