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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사생문

종이 - 다이어리 표지



최근 들어 내가 가장 자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는 것을 주제로 선택했다. 바로 다이어리.

2006년 11월에 산 물건이니까 2년이 넘었다. 하지만, 만년 다이어리라 그다지 시간의 흐름에 구에 받지 않는다.

이것은 수많은 종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 표지를 묘사하기로 정했다.

이 종이는 빛을 비추면 광택이 돌아 코팅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끝으로 문질러보자 매끈하게 미끄러진다. 색은 연한 하늘색. 그 주위에 주황색 펜 선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외각 쪽에 주로 그려져 있다. 새, 양치식물, 꽃과 열매, 나뭇잎, 줄기 들이 섬세하고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앞표지 쪽은 리본 속에 쓰여 진 SECRET GARDEN DIARY라는 글씨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아래쪽에는 열쇠 구멍이 그려진 둥근 원이 하나 있는데, 열쇠 구멍 안쪽에는 분홍빛 가슴을 가진 파란색 새가 나는 밤의 숲이 그려져 있다. 뒤쪽 표지는 엔틱풍 열쇠와 "Perhap it is the key to the garden!"이라는 문장과 제품명인 sicrit diary, 회사명이 jetoy와 제작자를 알리는 by.diren라는 영문이 적혀있다.

이 녀석은 다른 페이지들에 비하여 단단하고 두껍다. 단면을 보면 4장의 종이가 겹쳐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가락 끝으로 치니까 딱, 딱, 소리가 난다. 구부리면 구부러지기는 하지만 쩌저적 하고 접착 면이 떨어지는 불길한 소리가 나서 적당한 선에서 멈추었다. 아직 한참 더 쓸 수 있는 다이어린데, 망가져 버리면 곤란하다.

냄새를 맡아봤다. 종이 냄새가 나는 것 같지만, 코감기에 걸려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 대신 맛을 보기로 했다. 병실의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눈에 띄는 것은 곤란하다! 이곳과는 다른 종류의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태는 피하고 싶으니까-슬쩍 혀를 내밀어 종이를 핥아본다. 2년이나 손때 탄 종이답게 짭짤한 맛이 난다. 비교를 위해 내지 쪽도 슬쩍 맛을 보았다. 과연, 이쪽은 신선한 종이의 맛이다. 전혀 짠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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