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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감성사전

사과, 유리구두, 물레, 목소리, 공주병



사과 - 속씨식물.
수평으로 자를 경우 다섯 개의 씨앗모양이 오망성을 그린다던가, 아담과 이브가 먹은 선악과라던가, 그 달콤한 향은 사람을 타락시킨다던가 하는 불쾌한 소문에 휩쓸려 있기는 하지만 아침에 사과라는 말이 생길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과일.
개인적으로는 예쁜 초록색의 풋사과를 좋아한다.


유리구두 - 신데렐라로 인하여 세계적인 로맨틱 아이템이 되어버린 유리로 제조된 신발의 이름.
정말로 신고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소박한 의문은 그냥 무시하자. 유리구두라는 네 글자에 담긴 소녀들의 로망을 무너트리기에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이유이니.


물레 - 룸펠스틸스킨,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간디.
이들의 공통점은 물레와 연관이 있다는 것.
원리는 모르지만 물레하면 커다란 바퀴와 날카로운 바늘이 달린 실타래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때문이려나. 실을 자아내는 작업은 기계가 해주는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물레를 이용하여 한 올 한 올 실을 만들고 다시 그것으로 천을 짜서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해 옷을 만들었던 옛 사람들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목소리 - 성대의 떨림.
때문에 성대에 이상이 생기면 소리가 안 나올 수 있다.
목소리에 생각을 담으면 그것이 말이 되며, 음을 부여하면 그것은 노래가 되된다.
사람의 의사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중 하나인 덕에 예로부터 그에 얽힌 전설이나 미신 등이 무척 많다.
나는 비교적 목감기에 자주 걸리는 편기 때문에 원치 않아도 인어공주처럼 입을 암 다물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종종 처한다.


공주병 - 정의하기 좀 까다로운 이름인데, 이걸 극도의 나르시시즘이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터무니없이 나약한척 하는 것이라 할지 조금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건 간에 나랑은 별반 상관없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