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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사생문

리모컨


사생문을 위하여 일주일에 한두 번 만질까 말까한 리모컨을 찾았다. TV옆, 쇼파 위, 쇼파 위의 방석 밑…. 여기저기 뒤척거리다가 쇼파 앞 탁자 위에서 발견했다. 어수선하게 늘어놔져 있던 책과 신문지 덕분에 눈에 짤 띄지 않고 숨어있었던 것이다.

길이 한 뼘 정도 되는 이 리모컨이 길어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폭이 좀 좁은 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손가락 두 마디 반 정도이다. 덕분에 그립감은 상당히 좋아 손에 꼭 들어온다. 자연스럽게 네 개의 손가락으로 밑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자세가 잡힌 다랄까.

리모컨에는 여러 가지 버튼이 있는데, 이는 크게 세 부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위쪽에 있는 동그랗고 작은 버튼들. 각각, 전원, TV/외부입력, 숫자, 취침예약, 소리 줄임 버튼이 있다.

다음은 둥근 모양의 확인 버튼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자리한 채널과 음량 버튼. 이 주위로는 작은 홈이 파여 있는데, 그 틈에 오래 묵은 때들이 끼어 있는 것이 보인다. 글 다 쓴 다음 이수시게로 청소를 해줘야 갰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조정을 위한 네 게의 버튼이 그 밑에 자리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버튼들은 군데군데 하얀 글씨들이 닳아 없어진 부분이 있지만, 이쪽은 전혀 그런 구석이 없다. 역시 비인기 버튼이 가장 오래 가는 법인 듯.

음, 이제 잊어먹기 전에 리모컨에 낀 때를 제거해야 갰다. 조금 궁상스러운 기분이 들지만 어찌하리. 이미 눈에 들어와 내버려 두기에는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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