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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리고 청명한 바람이 불어온다. 짙은 고동색 나뭇가지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꽃잎을 흩뿌렸다. 하양, 연분홍빛 꽃잎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웅웅거리며 떨리는 수천의 날갯짓은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취해 버릴 것만 같았다. 그 소리에는 어딘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힘이 어려 있다. 그는 언제나처럼 2층 미술실의 창가에 나른히 앉아 교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식물을 좋아하는 이사장의 취향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교정은 여러 종의 나무와 화초들이 정성껏 가꾸어져 있었다. 벚꽃만이 아니다. 복숭아꽃과 살구꽃, 이화, 매화…. 대부분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것이 이사장답다면 이사장답다랄까. 운치를 즐길 줄 아는 학생들이 그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
사진발 예전엔 사진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다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 이제 안다. 사진발이라는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제로 보면 이렇게 예쁘지 않은데 각도를 조금 바꾸어 찍자 순식간에 변신한다. 사진발은 정말로 위대하다.
아, 그리운 봄날이여 보드랍게 고개를 내밀던 연두빛 새순들, 만발하던 꽃잎 사이로 울리던 벌들의 날개짓 소리, 서늘하면서 깔끔하던 바람.... .... 한마디로 지금은 더위에 익어버리기 직전이다ㅠㅠ 서둘러 출근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날이 올줄이야;; 집에 에어콘이라도 하나 장만해야 하는 건가.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작약에 취하다 작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거기에는 이런 계기가 있다. 수 해전, 아직 대학을 졸업하기 전의 일이다. 방학을 맞이 하여 집으로 올라오기 위해 늦은 시각 대구 역 플랫 폼을 거닐고 있던 때였다. 무거운 짐을 들고 있다 잠시 쉬어가기 위해 벤치로 다가갔는데 조금 떨어 진 곳에 진홍빛의 탐스러운 꽃 한송이가 떨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 꽃이 보이지 않는 다는 듯이 거들떠도 보지 않고 바쁘게 걷고 있었는데 왜 인지 나는 자리에 멈춰서서 손을 뻗고 있었다 붉은 빛과 초록색이 선명한 대비를 보이던 그 꽃은 달콤하면서도 짙고 강한 향기가 났다. 조심스럽게 꽃을 집어들고 기차를 올라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 꽃의 이름이 작약이라는 것을 안 것은 그로부터 몇년 후였다. 어느해, 엄마는 이웃에게서 화초..
아름다움은 멀리에 있지 않다 보드라운 민들레 씨앗 길가에 핀 작은 들꽃 바람에 흔들리는 제비꽃 하루가 달리 자라는 잎새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바로 그곳에.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아름다운 그림, 사진, 좋아하는 그림, 사진]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ハルジオン(하루지온) - BUMP OF CHICKEN 개망초. 길을 걷고 있노라면 여기저기 무리지어 가냘프게 흔들리던 꽃의 이름. 언젠가 하늘에 구름 한점 없이 맑던 밤 달빛을 받아 빛나던 하얀 꽃무더기. 그 습기 어린 향. 枯れて 解ったよ. あれは僕のタメさいてた 시들고나서야 알았어. 그건 날 위해 피어있었다 虹を 作ってた. 手を伸ばしたら消えてった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손을 뻗으면 사라져갔다. ブリキの ジョウロをぶらさげて立ち盡くした晝下がり 양철 물뿌리개를 매달고 내내 서있었던 이른 오후 名前があったなぁ? 白くて背の 高い 花 이름이 있었지? 하얗고 키가 큰 꽃 視界の 外れで忘れられた 樣に さいてた 시선 밖에서 잊혀진 듯 피어있었다 色褪せて霞んでいく記憶の 中ただひとつ 퇴색해서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에서 단 하나 思い出せる忘れられたままの 花 기억해낸다, 잊혀..
봄, 한걸음 성큼 다가오다 오래간만의 휴일.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영화를 보러 시내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집을 나서 조금 내려가자 길가에 심어둔 작은 벚나무에 꽃이 피어 있었다. 이건 구절초. 국화과의 꽃인데 연보라색의 예쁜 꽃을 피운다. 생명력도 강하고 뿌리로 번식하기 때문에 작은 꽃밭을 만들기 아주 좋은 식물.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고있는 연두색의 새싹이 귀엽다! ...이건 매화였나,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작년에 잡초들을 자를때 같이 잘려나갔던 찔레에도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찔레는 작고 하얀 꽃을 피우는데 좋은 향기를 피운다. 백로가 논에서 먹이를 찾고있다. 벌써 개구리나 올챙이가 나와서 돌아 다니는 것일까? 그냥 저냥 사진을 찍고 하다 보니 30분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가 서늘..
티스토리달력 사진 공모 오늘 모니터를 산김에 사진 정리를 하다가 잘 나온 사진들을 꼽아봤다. ------------------------------------------------------------------------------------------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