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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액체/맛있는 가게

카페 예가체프



때는 7월 22일.

낮 최고 기온이 35도에 임박하는 찜통 더위에
포도 나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지를 정리하다
참을 먹기 위해 잠시 작업장으로 들어왔다.
시원한 물 한잔을 벌컥벌컥 마시던 엄마가 갑자기 입을연다.

[우리 어디 시원한데 놀러갈래?]

그 한마디에 나와 동생은 쏜살같이 집으로 내려가 외출준비에 돌입.
그리고 일전에 가보려다 미처 못갔던
청주의 핸드드립 카페 예가체프로 향했다.

음성에서 청주 까지는 약 한시간 거리.
에어컨을 틀고 갔지만 차안인지라 역시 더위는 피할 수없었다.
게다가 식전이었기 때문에, 청주에 도착했을 때는 허기와 더위에 기아상태.
예가체프는 좀 나중에 찾고 근처에 보이는 M피자로 들어갔다.

일단 피자랑 파스타 하나를 주문하고
느긋히 아이폰으로 예가체프를 찾아보려 했는데...
미스터 피자에서 와이파이가 안잡히는 불상사가... ㅠㅠ
길에서는 이것 저것 잘도 잡히더니
매장 안에서는 그 많던 와이파이들이 어디로 증발 했는지;;;

배가 좀 든든해진 다음 다시 길로 나섰다.
그런데 예가체프라고 쓰인 카페는 전혀 안보인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봤지만 카페 비슽한건 한군데 밖에 보이지 않았다.
카페의 입구는 한옥 같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바로 여기

비록 예가체프는 찾지 못했지만
청주까지 와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법.
과감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테이블 위의 네프킨을 봤는데
이렇게 적혀 있는게 아닌가!!

아니, 이런 대반전이!!


두둥!
분명히 건물 바까에 정플루트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걸 보고 들어왔는데
여기가 예가체프였다니!!

당황한 우리는 서빙하러 오신 분에게 무슨 영문인지 물었더니,

[아, 그건 밑에 있는 음악학원 간판이고, 여긴 원래 간판이 없어요]

...란다;;

회상해보니 카페 창문의 차양에 네프킨에 쓰인 것과 같은 가타카나가 적혀 있었지만..
일어를 본적적으로 배운적 없는 우리가
히라가나도 아니고 가타카나를 읽을 수 있으리가!



...뭐 하지만 모로가도 서울로 가기만 하면 된다고,
결국 목적 달성은 했으니
우리는 메뉴판을 보고 각자 마실 것을 시키기로 했다.
나는 핸드드립, 동생은 에스프레소, 엄마는 오랜지주스.

음료가 나오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려서
내부를 두리번 거리며 기다렸다.


이렇게 사진으로 찍은 것을 보니
그제야 여러 리뷰에서 봤던 낯익은 물건들이 보인다.
(오크 통이야 맨날 보던거지만 ㅋㅋ)

카페는 전반적으로 조용~
대부분 단골로 보이는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않아있었다.
(커플도 많았음)
간판도 없는 것을 보니 뜨내기보다는
단골 위주의 상사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였다.


10분 쯤 뒤, 커피랑 주스와 함께 서비스로 치즈케익이 나왔다.

바로 요녀석! 아이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영;;


보드랍고 맛있는 녀석!
동생도 엄마도 거의 먹지 않아서 세조각 다 내 차지였다^^
좀전에 피자를 먹어놓고 쑥쑥 잘만 들어가는 것을 보니
과연 여자는 디저트를 위한 위장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맞는 듯.


이건 엄마가 시켰던 오랜지 주스. 많이 시지 않고 그럭저럭 먹을만했음.



독서 중이신 이여사.


..아이 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좀;;

아래는 동생 디카로 찍은 사진들~
니콘쪽 기종인데 색감이 예쁘게 나와서 동생이 상당히 좋아한다.


맛을 음미하는 나.
하지만 최근 들어 목이랑 코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섬세한 맛은 파악 불가(이렇게 적으면 평소는 뭐 잘 알았느냐 싶겠지만;;)
하지만 오래간만에 마시는 커피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카페 그만둔 뒤에는 계속 인스턴트로 연명해왔으니...



아임 in으로 발도장 찍고 있는 중.
여기서는 와이파이가 팡팡 잘 터져서
m피자에서의 좌절이 조금 해소되었다.
팔뚝 밑에 깔려있는 것은 여행서적.



엄마는 계속 수필집을 읽는 중!
아는 분의 책을 받은 것이어서
다 읽고 감상을 말해주어야 한다는 듯.


동생은 영농일기 적고있다.
매일매일 과수원에서 있었던 일을 적고있다.
블로그에도 업데이트 하고 있었는데,
요 몇달은 너무 바빠서 노트에 적는 것에만 열중.



한참을 노닥거리다가
커피도 한차례 리필해먹고
(처음에는 잔만 나왔는데, 나중에 리필할때는 서버도 함께 나왔다)
느긋하고 조용한 카페의 공간을 즐겨보았다.

이제 포도 수확철이어서 한달정도는  이런 시간을 가질 기회는 없을 듯.

ps. 예가체프, 다음에 올때는 절대 햇깔리지 않을거 같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전국각지 맛집 다 모여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