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먼저 바다 건너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문명의 이기가 존재하지 않는 아마존의 원시림. 그 숲 속에 조에족이 산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남자들이 사냥을해 아내를 먹여 살리고, 여자들은 아이들을 지키고 요리를 하는 등 집안 살림을 돌본다. 아직 중혼제를 지키는 그들은 남편이 능력이 있다면 아내를 한 명이 아니라 여럿 둘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전통적인 형태가 아닌 변칙적인 구조의 가족도 존재한다. 바로 아마존의 메트로 섹슈얼이라 불리는 와후의 가족이다.
그는 조에족에서는 예외적으로 두 번째 남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사냥을 싫어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여자들과 수다를 떨며 아이들을 돌보고 남자들이 사냥해온 음식을 얻어먹으며 살아간다.
일부 사람들은 게이, 혹은 트렌스젠더나 레즈비언이 선정적인 문화 때문에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또한, 그것은 오직 인간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자연적이지 못한 - 소위 말하는 악마적 행위라고 까지 몰아가기도 한다.
그들의 말을 따르자면, TV도 책도 없이 살아가는 조에족의 일원인 와후는 대체 어떤 선정적인 문화를 모방해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 누가 그에게 그러한 행동 양식을 강요한 것이 아님에도(오히려 잔소리를 들었으면 들었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 그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것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개인의 특징이라고 박에 할 수 없는 것이다.
동성애가 오직 인간만이 저지르는 반 자연적 행위라는 주장을 꿋꿋하게 고수하는 분들에게는 먼저 '보노보'라는 동물에 대해 딱 5분만 검색해 보길 권해 드리고 싶다. 그들뿐만 아니다. 동성애를 나누는 동물들은 알려진 종만 해도 470여 종이며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커플'로 상당히 긴 시간을 함께 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갈매기의 일종은 수컷과는 도둑 결혼을 하고 다른 암컷과 신혼살림을 차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그런 동성간의 성행위를 하는 원인에 대해 유전자 단위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 제발, 아주 당당하게 '오직 인간만이'라는 타이틀을 좋아하시는 분들, 동물 다큐멘터리를 주기 적으로 시청해주시길.
그들은 단지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지 그들이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무지한 사람들의 시선과 이젠 악습이라 불러야 마땅한 관습은 많은 사람들을 상처입히고 있다.
그런 점에서 비트윈은 상당히 용기있는 시도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 책은 에세이 이기 때문에 철저한 고증이나 연구를 거듭한 뒤 게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몇몇 장면에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도 하고 패션계에서 일하는 사람다운 용어가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이 지금 현실과 100%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황의건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일상적이면서도 알기 힘든 게이의 삶과 생각, 사고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게이뿐만 아니라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역시 우리 사회에 분명히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당당한 사회구성원이다. 비록 전체에 비하자면 작을지라도 손가락 하나, 눈꺼풀 하나, 혹은 한마디의 뼈처럼 없어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잘못 활용하는 사람들.
바로 그런 분들이야말로 '틀린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끝으로, 모든 소수자의 길을 가는 분들께 아래 시를 바친다.
고양이의 삶
난로 앞은 네가 보는 것처럼
안락하지 않을 수 있다.
허나 고양이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지도 모른다.
그들은 너와는 다른 방식으로
집안을 거닐며 몸을 단장한다.
말없이 상처를 치유하고
타인의 일인 양 아픔을 억누른다.
나는 그것을 파랑이라 부르고
그는 빨강이라고 이름 지었으나
사실 그것은 보라색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높은 곳을 향해
집중하고
알고자 하며
가까워지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곳에 있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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