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켜는 고슈 - 미야자와 겐지

은하 철도의 밤에 수록되어 있던 단편중 하나
이미지는 웹에서 돌아다니던 것을 가져왔다.
출처를 적고 싶은데, 일본웹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해서
적을 방도가 없다.

조금은 까칠하고 무뚝뚝하고
자신에게 솔찍하지 못한 고슈가
동물들에게 첼로를 연주해주는데
그 만남을 통해 하나하나 단점을 고치고
음에 감정을 담는 법을 배워서
멋진 연주를 선보인다는 내용.

첼로켜는 고슈처럼 여러 조연들이 하나하나 나와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라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성이기 때문에
더즐겁게 읽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은하철도의 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야자와 겐지 (바다출판사, 2001년) 상세보기

  고슈는 마을의 활동사진관에서 첼로를 켜는 담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능숙하지 못하다는 평판이었습니다. 능숙하다고 말할 처지도 안되고 실은 동료 단원 중에서 가장 서툴러서 항상 단장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정오를 지나 모두들 연주실에 둥글게 앉아 이번 마을 음악회에 낼 제6번교향곡의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트럼펫은 열심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린도 두 가지의 음색으로 바람처럼 울고 있습니다. 

   클라리넷도 보-보-하며 바이올린을 돕고 있습니다. 

   고슈도 입을 꼭 다물고 눈을 접시만큼 크게 뜨고 악보를 보면서 더 열심히 켜고 있습니다 

    갑자기 악장이 탁탁 손뼉을 쳤습니다. 모두 갑자기 연주를 멈추고 조용해졌습니다. 악장이 고함을 질렀습니다. 

   「첼로가 늦었어! 도오티티 티티티이... 여기부터 다시. 하나～둘.」 모두들 연주하던 곳의 조금 앞에서부터 다시 연주했습니다. 고슈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겨우 지금 지적 받은 곳을 통과했습니다 휴～하고 한시름 놓고 계속해서 연주해 나가자 악장이 또 손뼉을 쳤습니다. 

   「첼로! 첼로 줄이 맞지 않아. 곤란한데. 내가 자네에게 도레미파부터 가르쳐 줄 틈은 없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불쌍히 여겨 일부러 자신의 악보를 보거나 자신의 악기를 퉁겨 보기도 했습니다. 고슈는 당황해서 첼로 줄을 조절했습니다. 이것은 실은 고슈도 잘못했지만 첼로도 좋은 첼로는 아니었습니다. 

   「바로 앞의 작은 소절부터. 하나두～울」 

   모두 다시 시작했습니다. 고슈도 입을 다문 채 열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꽤 나아갔습니다.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악장이 협박할 듯한 기세로 또 딱 손뼉을 쳤습니다. 또 잘못했나하고 고슈는 두근두근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고슈는 그래서 아까 자기가 틀렸을 때 다른 사람들이 해 주었던 것처럼 일부러 자기 악보에 눈을 가까이 대고 무언가 생각하는 척 했습니다. 「그럼 바로 지금 했던 다음부터. 하나 둘.」 

   자 한 번 해보자 하고 생각하고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악장이 발을 쿵하고 구르고는 고함을 쳤습니다 

    「안돼!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이 부분은 곡의 심장부야. 그런데 이렇게 매끄럽지 못해서야…. 여러분. 연주까지 이제 앞으로 10일 밖에 없어요. 음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우리들이 말편자 대장장이나 설탕가게의 견습공 따위의 무리에 진다면 도대체 우리들의 체면은 어떻게 되겠나. 이봐 고슈군! 자넨 너무 곤란해. 악상이라는 것이 전혀 나타나있지 않아. 화나거나 기뻐하는 감정 같은 게 확실하게 나오지 않아. 게다가 아무리 해도 다른 악기와 맞지 않아. 항상 자네만이 끈이 풀린 운동화를 질질 끌고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 걷는 것 같아. 곤란해, 똑바로 해 주지 않으면. 명예로운 우리 금성음악단이 자네 한 사람 때문에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겠니? 그럼 오늘은 연습은 여기까지, 쉬고 나서 6시에는 정확히 오케스트라 박스에 들어와 줘.」 모두들 인사를 하고, 그리고 나서 담배를 물고 성냥을 켜기도 하고 어딘가로 나가버리기도 했습니다. 고슈는 그 고물상자 같은 첼로를 안고 벽 쪽으로 향해 입을 꼭 다물고 주르륵 눈물을 흘렸습니다만, 마음을 가다듬고 혼자서 지금 했던 곳을 처음부터 조용하게 한번 더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늦게 고슈는 뭔가 크고 검은 것을 등에 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집이라고 해도 그것은 마을 외딴 곳의 강가에 있는 부서진 물방앗간 오두막집이고, 고슈는 거기에서 외로이 혼자서 살면서 오전에는 오두막 주위의 작은 밭에서 토마토 가지를 자르기도 하고 양배추의 벌레를 잡기도 하다 정오가 지나면 항상 출근해서 나가 있었던 것입니다. 고슈는 집에 들어오자 불을 켜고 조금 전의 검은 꾸러미를 열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바로 저녁때의 그 거칠거칠한 첼로였습니다. 고슈는 그것을 마루 위에 살짝 놓고 갑자기 선반에서 컵을 꺼내 물통의 물을 꿀꺽꿀꺽 마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머리를 한번 흔들고 의자에 앉아 마치 호랑이 같은 기세로 낮의 그 악보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악보를 넘기면서 켜고는 생각하고 생각하고는 켜보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켜고는 또 다시 처음부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윙윙윙윙 계속 켰습니다. 

   한 밤중도 벌써 지나버리고 마지막에는 이제 자신이 켜고 있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얼굴도 새빨갛게 되고 눈도 완전히 충혈 되어 정말 끔찍한 표정이 되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때 누군가 뒷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호슈군인가?」 고슈는 멍한 상태로 외쳤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쑥 들어 온 것은 지금까지 대 여섯 번 본 적이 있는 삼색 털 고양이였습니다. 

   고슈의 밭에서 따온 반쯤 익은 토마토를 굉장히 무거운 듯이 가져와서 고슈의 앞에 내려놓고 말했습니다.
   「아! 지쳤다. 운반은 정말 너무 힘들어.」 

   「뭐라고?」고슈가 물었습니다. 

   「이건 선물이에요. 드세요.」삼색 털 고양이가 말했습니다. 

   고슈는 낮부터의 언짢았던 기분을 한꺼번에 화풀이했습니다. 「누가 너에게 토마토 같은 걸 가져오라고 했어?! 무엇보다 내가 네가 가져 온 것을 먹을 줄 알아? 그리고 그 토마토는 우리 밭에서 가져 온 것이잖아! 이게 뭐야 도대체, 익지도 않은 것을 뜯어오다니! 지금까지 토마토 줄기를 갉기도 하고 흩뜨리기도 했던 것이 너였구나. 꺼져버려. 이 고양이 녀석!」 

   그러자 고양이는 등을 굽혀 눈을 내려 깔고는 있었습니다만, 입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그렇게 화를 내면 몸에 해롭습니다. 그보다 슈만의 트로메라이를 켜 주세요. 들어 드릴 테니까요.」 

   「건방진 소리하지마! 고양이 주제에.」 

   첼로 켜는 고슈는 화가 치밀어 이 고양이 녀석을 어떻게 해 줄까하고 잠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니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서요. 전 선생님의 음악을 듣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건방지구나! 건방지구나! 건방지구나!」 

   고슈는 완전히 얼굴이 붉어져서 낮에 악장이 했던 것처럼 발을 굴리며 꾸짖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마음을 바꿔 말했습니다 

   「그럼 켜 보지.」 고슈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문에 열쇠를 걸고 창문도 모두 닫아 버리고 나서 첼로를 꺼내고 등불을 껐습니다. 그러자 밖에서 20일 지난 달의 달빛이 방안에 반쯤 들어왔습니다. 

   「뭘 켜라고?」 

   「트로메라이, 로매틱 슈만 작곡.」고양이는 입을 닦아서 깨끗이 하고는 말했습니다. 

   「그래? 트로메라이라고 하는 것이 이런 거지?」 

   고슈는 뭘 생각했는지 우선 손수건을 찢어 자신의 귀를 꼭 막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치 폭풍과 같은 기세로 「인도의 호랑이 사냥」이라고 하는 곡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한동안 목을 구부려 듣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눈을 깜빡깜빡거리는가 했더니 퍼뜩 문 쪽으로 뛰어 물러섰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쿵하고 문에 몸을 부딪쳤습니다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일생일대의 최대 실수를 한 듯이 당황해서 눈과 이마에서 번쩍번쩍 불꽃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입 주위의 수염에서도 코에서도 나왔기 때문에 고양이는 간지러워하며 한동안 재채기를 할 듯한 얼굴을 하더니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 걷기 시작했습니다. 고슈는 너무 재미있어하며 점점 기세 좋게 연주를 해댔습니다. 

   「선생님 이제 충분해요. 그만 됐어요. 제발 그만해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선생님의 연주에 대해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요.」 

   「닥쳐! 이제부터 호랑이를 잡는 대목이야!」 

   고양이는 괴로워서 펄쩍 뛰어올라 돌기도 하고 벽에 몸을 들러 붙이기도 했는데 벽에 부딪혔던 자리가 한동안 파랗게 불거졌습니다. 결국에는 고양이는 마치 풍차처럼 고슈의 주위를 뱅글뱅글 뱅글뱅글 돌았습니다. 

   고슈도 좀 어지러워 졌기 때문에 「그럼 이것으로 용서해 주지.」라고 말하면서 그제서야 그만두었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도 태연한 척 천연덕스럽게 

   「선생님 오늘밤 연주는 어쩐지 평소와 다르군요.」라고 말했습니다. 

   고슈는 또 화가 치밀었습니다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잎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성냥을 하나 꺼내
   「어때?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았니? 혀를 한 번 내밀어봐.」 

   고양이는 놀리듯이 뾰족하고 긴 혀를 날름 내밀었습니다. 

   「하아! 좀 거칠어 졌구나!」고슈는 말하면서 갑자기 성냥을 혀로 그어 켜서 자기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러자 고양이는 놀라고 어쩌고 한 혀를 풍차처럼 돌리면서 입구의 문 쪽으로 가서 머리로 쾅 부딪쳐서는 비틀거리다 다시 돌아와서 쾅 부딪치고는 비틀비틀 또 돌아와서 또 부딪치고는 비틀비틀 도망 갈 궁리를 했습니다. 고슈는 한 동안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만, 

   「내 보내 줄 테니, 이제 두 번 다시 오지마. 멍청한 놈.」 

   첼로 켜는 고슈는 문을 열고 고양이가 바람처럼 오두막집에서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잠시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후련해 하며 편히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저녁도 고슈가 또 첼로를 싼 검은 꾸러미를 짊어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요란스레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12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고 1시가 지나고 2시가 지나도 고슈는 그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몇 시인지도 모르고 첼로를 켜고 있는지 어쩌고 있는지 조차도 잊을 정도로 큰 소리로 연습하고 있자니 누군가 지붕 밑을 똑똑 두드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고양아, 아직도 혼이 덜 났니?!」 

   고슈가 고함치자 갑자기 천장의 구멍에서 똑하고 소리가 나더니 회색 새 한 마리가 내려 왔습니다. 마루에 멈춰 있는 것을 보니까 그것은 뻐꾸기였습니다. 

   「새까지 오다니, 무슨 일이지?」고슈가 말했습니다. 

   「음악을 배우고 싶습니다.」 

   뻐꾸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습니다. 

   고슈는 웃으며 

   「음악이라고? 너의 노래는 뻐꾹뻐꾹하는 것뿐이잖아?」 

   그러자 뻐꾸기가 매우 진지하게 

   「예,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어렵기 때문이죠.」라고 말했습니다. 

   「뭐가 어려워, 너희들은 지나칠 정도로 많이 우는 것이 대단할 뿐, 우는 것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잖아!」 

   「그렇지만 그것이 엄청난 일이에요! 예를 들면 '뻐꾹'하고 이렇게 우는 것과 또 '뻐꾹'하고 이렇게 우는 것은 들어봐도 상당히 다르죠.」 

   「차이를 모르겠어.」 

   「당신은 모르겠죠. 우리 동료라면 '뻐꾹'하고 만 번 울면 만 번 모두 다른 것을 알아요.」 

   「엉터리야. 그렇게 잘 안다면 우리 집에 올 필요가 없었을 거 아냐?」 

    「그렇지만 저는 도레미파를 정확하게 하고 싶습니다.」 

   「도레미파 따위도 있단 말야?」 

   「예. 외국에 가기 전에 꼭 한 번 필요합니다.」 

   「외국이 왠 말이야?」 

   「선생님 제발 도레미파를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따라 부를 테니까요.」 

   「정말 귀찮군. 자, 세 번만 켜 볼 테니 끝나면 당장 돌아가는 거야.」 

   고슈는 첼로를 집어들고 통통 가볍게 줄을 맞추고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켰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당황해서 날개를 푸드득푸드득했습니다. 

   「틀려요. 틀리다구요. 그런 게 아니에요.」 

   「시끄럽군. 그럼 네가 해 봐!」 

   「이렇습니다.」뻐꾸기는 몸을 앞으로 굽혀 잠시동안 가다듬고 나서 

   「뻐꾹!」하고 한번 울었습니다. 

   「뭐라고. 그것이 도레미파라고? 너희들에게는 그러면 도레미파도 제6번교향곡도 똑같은 것이겠구나.」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다른 거지?」 

   「어려운 것은 이것을 많이 계속하는 것이에요.」 

   「즉, 이렇다는 거지?」첼로 켜는 고슈는 첼로를 잡고 뻐꾹뻐꾹 뻐꾹뻐꾹하며 계속해서 켰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매우 기뻐하며 중간부터 뻐꾹뻐꾹 뻐꾹뻐꾹하고 따라 외쳤습니다. 그것도 너무 열심히 몸을 굽혀 그칠 줄 모르고 언제까지고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고슈는 드디어 손이 아파져서 「이봐, 적당히 하자구.」라고 말하면서 멈추었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섭섭한 듯 눈을 치켜 뜨고 한동안 울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뻐꾹뻐꾸뻐뻐뻐뻐ᄈ…」이라고 말하고는 그만 두었습니다. 고슈는 너무 화가 나버려서 

   「이봐, 뻐꾸기! 이제 볼 일 다 봤으면 돌아가!」라고 말했습니다. 

   「제발 다시 한 번만 더 켜 주십시오. 당신이 켜는 것은 괜찮은 것 같지만 조금 틀려요.」 

   「뭐라고? 내가 너한테 배우기라도 하라는 건가? 돌아가 줘.」 

   「제발 딱 한번만 더 부탁드립니다. 제발.」뻐꾸기는 머리를 몇 번이나 간곡히 숙였습니다. 

   「그럼 이번만이야.」 

   고슈는 첼로의 활을 준비했습니다. 뻐꾸기는 「휴우」하고 한번 숨을 쉬고 

   「그럼 가능한 한 길게 부탁합니다.」라고 말하고 또 한번 인사를 했습니다. 

   「정말 싫어지는군.」고슈는 쓴웃음을 지으며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또 완전히 열중해서 「뻐꾹뻐꾹뻐꾹」하고 몸을 굽혀 정말 열심히 불렀습니다. 고슈는 처음에는 짜증이 났습니다만 언제까지고 계속해서 켜는 사이에 갑자기 왠지 이건 새 쪽이 진짜 도레미파에 맞는 것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켜면 켤수록 뻐꾸기 쪽이 낫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간 나까지 새가 되어버릴 것 같아!」라고 고슈는 갑자기 딱 첼로연주를 멈췄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쿵하고 머리를 맞은 것 같이 비실비실거리다 또 아까처럼 「뻐꾹뻐꾹뻐뻐꾹뻐뻐뻐뻐…」하고 말하고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원망스러운 듯이 고슈를 보고 「왜 그만두나요? 우리들이라면 아무리 의지가 부족한 녀석이라도 목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외쳐요.」라고 말했습니다. 

   「뭐야, 건방지게! 이런 바보스러운 짓을 언제까지 하고 있으란 말야?! 이제 나가버려. 보라구. 날이 새고 있잖아.」고슈는 창문을 가리켰습니다. 

   동쪽하늘이 어슴푸레 은색이 되고 그 하늘을 새까만 구름이 북쪽으로 성큼성큼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럼 햇님이 나올 때까지 제발, 한번만 더 부탁해요. 잠깐이니까요.」 뻐꾸기는 또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그만해! 혼자 신나서. 이 멍청한 뻐꾸기 같으니라구. 나가지 않으면 털을 뽑아서 아침밥으로 먹어 버릴 거야.」고슈는 쿵쿵 마루를 굴렀습니다. 

   그러자 뻐꾸기는 갑자기 놀란 듯 급히 창문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유리에 심하게 머리를 부딪쳐서 툭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뭐야? 유리에! 바보 같군.」고슈는 황급히 일어서서 창문을 열려고 했습니다만 원래 이 창문은 그렇게 언제라도 슬슬 열리는 창문은 아니었습니다. 고슈가 창틀을 계속해서 덜컥거리는 동안 또 뻐꾸기가 퍽하고 부딪쳐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보니 부리 밑부분에서 피가 좀 났습니다. 

   「지금 열어 줄 테니 기다리라니까.」고슈가 겨우 두 치 정도 창문을 열었을 때 뻐꾸기는 일어서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에야말로 나가버리려는 듯 창문 저편의 동쪽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있는 힘껏 푸드득 날아올랐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심하게 유리에 부딪쳐서 뻐꾸기는 아래로 떨어진 채로 한동안 꼼짝도 못했습니다. 잡아서 창문으로 날려 보내려고 고슈가 손을 내밀자 갑자기 뻐꾸기는 눈을 뜨고 홱 뒤로 물러섰습니다. 그리고 또 유리로 달려들려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고슈는 엉겁결에 다리를 올려 창문을 탁 찼습니다. 유리가 두세 장 굉장한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창문은 틀 채로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텅 빈 창문 사이로 뻐꾸기가 화살처럼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멀리 멀리 곧장 날아가서 드디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고슈는 한 동안 어처구니가 없는 듯 밖을 보고 있었습니다만, 그대로 쓰러지는 듯이 방구석으로 굴러 잠들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도 고슈는 한밤중이 지날 때까지 첼로를 켠 탓에 지쳐서 물을 한 잔 마시고 있으니 또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오늘밤은 무엇이 오더라도 어젯밤의 뻐꾸기처럼 처음부터 위협해서 쫓아내려고 생각하고 컵을 든 채 기다리고 있으니, 문이 살짝 열리며 한 마리의 새끼너구리가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고슈는 문을 좀더 활짝 열어 두고 쿵쿵 발을 구르고, 

   「이봐, 너구리, 넌 너구리국이란 걸 알고 있니?」라고 고함쳤습니다. 그러자 새끼너구리는 멍청한 얼굴로 단정히 마루에 앉은 채 아무래도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숙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한동안 지나서 「너구리국 같은 건 저는 몰라요.」라고 말했습니다. 고슈는 그 얼굴을 보고 무심코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만, 다시 억지로 무서운 얼굴을 하고 「그러면 가르쳐 주지. 너구리국이라고 하는 것은 말야, 너 같은 너구리를 말이지, 양배추랑 소금과 섞어서 푹 익혀서 이 어른이 먹으려고 하는 것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새끼너구리는 또 이상한 듯이 

   「그런데 우리 아빠가요, 고슈님은 매우 좋은 사람이고 무섭지 않기 때문에 가서 배우라고 말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고슈도 결국 웃음을 터뜨려 버렸습니다. 「뭘 배우라고 했는데? 난 너무 바쁘지 않니? 거기다 졸리고.」 새끼너구리는 갑자기 힘이 생긴 듯 한발 앞으로 나왔습니다. 

   「난 작은 북 담당인데요. 첼로와 맞추어 보고 오라고 하셨어요.」「작은북이 아무데도 없잖니?」「자, 여기.」새끼너구리는 등에서 나무토막을 2개 꺼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거지?」「그럼 『유쾌한 마차가게』를 켜 주십시오.」「뭐야? 유쾌한 마차가게라니, 재즈인가?」「저, 이 악보예요.」새끼 너구리는 등뒤에서 다시 한 장의 악보를 꺼냈습니다. 고슈는 손에 쥐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야, 참 이상한 곡이군. 좋아, 자, 켠다. 너는 작은북을 칠 거니?」 고슈는 새끼 너구리가 어떻게 할까 궁금해하며 이따금 그쪽을 보면서 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새끼너구리는 막대기를 가지고 첼로의 줄을 받치고 있는 브리지(bridge) 아래 부근을 박자에 맞추어서 둥둥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너무나도 능숙했기 때문에 켜고 있는 동안에 고슈는 이것 참 재미있는 걸, 하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켜니 새끼너구리는 한동안 머리를 숙여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겨우 생각해냈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고슈님은 이 두 번째 줄을 켤 때면 이상하게 늦네요. 왠지 내가 걸려서 비틀거릴 것 같이 돼요.」 

   고슈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로 그 줄은 아무리 민첩하게 켜도 조금 지나서가 아니면 소리가 나지 않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어제부터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니, 그럴지도 모르지. 이 첼로는 좋지 않은 것이야.」라고 고슈는 슬픈 듯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너구리는 불쌍한 듯이 또 한동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어디가 안 좋은 걸까요? 그럼 한번 더 켜 주시겠습니까.」 

   「좋고 말고, 켜 보지.」고슈는 시작했습니다. 새끼너구리는 아까처럼 둥둥 치면서 때때로 머리를 숙여 첼로에 귀를 대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는 오늘밤도 또 동녘이 어슴푸레 밝아졌습니다. 

   「아아! 날이 밝았군. 정말 고마워.」새끼너구리는 매우 허둥대며 악보랑 막대기를 등에 지고 고무테이프로 완전히 고정시키고 인사를 두세 번하고는 서둘러서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고슈는 우두커니 한동안 어제 부숴진 유리로 들어오는 바람을 들이 마셨습니다만, 마을로 나갈 때까지 잠을 자서 기운을 회복하려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밤도 고슈는 밤새도록 첼로를 켜고 새벽녘 가까이 지쳐서 정신없이 악기를 쥔 채 꾸벅꾸벅 졸고 있으니 또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들릴 듯 말 듯 한 정도였습니다만 매일 밤 있는 일이라 고슈는 금방 듣고는 「들어오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문틈으로 들어 온 것은 한 마리의 들쥐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새끼를 데리고 쪼르르 고슈의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그 들쥐의 새끼의 크기가 마치 지우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슈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그러자 들쥐는 뭐가 우습지? 라고 생각하는 듯 두리번두리번거리며 고슈 앞에 와서 풋풋한 밤 열매를 한 톨 앞에 놓고 정중히 인사를 하고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 아이가 건강이 좋지 않아 죽을 것 같습니다만 선생님의 자비로 고쳐주세요.」 

   「내가 의사도 아니고….」고슈는 약간 화가 치밀어 말했습니다. 그러자 들쥐의 어미는 아래를 바라보며 한동안 잠자코 있었습니다만 또 결심한 듯 말했습니다. 

   「선생님 그건 거짓말입니다, 선생님은 매일 그렇게 능숙하게 모두의 병을 고쳐 주고 계시지 않습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의 덕택으로, 토끼의 할머니도 나았고, 너구리의 아버지도 나았고, 그렇게 짓궂은 부엉이까지 고침을 받았는데 이 아이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비정한 일입니다.」 

   「이것 봐, 그건 뭔가 큰 오해야. 나는 부엉이의 병 같은 거 고쳐 준 적이 없어. 더욱이 새끼 너구리는 어젯밤 와서 음악대 흉내를 내고 있었다네. 그것 참.」고슈는 어이가 없어 그 새끼 쥐를 내려보고 웃었습니다.
   그러자 들쥐 어미는 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아, 저 이 애가 어차피 병에 걸릴 거라면 좀 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을. 아까까지 그렇게나 첼로소리를 쿵쿵 울려주시더니 병에 걸리자마자 갑자기 소리가 뚝 멈추고는 이제 아무리 부탁해도 울려 주시지 않겠다니! 얼마나 이 아이가 불행한지...」 

   고슈는 깜짝 놀라 외쳤습니다. 

   「뭐라고? 내가 첼로를 켜면 부엉이랑 토끼의 병이 낫는다고? 무슨 영문이지, 그것이?」 

   들쥐는 한 손으로 눈을 비비며 말했습니다 

   「예, 이 근처에 살고 있는 것들은 병이 나면 모두 선생님 집의 마루 밑으로 들어가 고칩니다.」 

   「그러면 낫게 되니?」 

   「예. 몸 전체의 혈액 순환이 매우 좋아져서 아주 상쾌하게 금방 낫는 쪽도 있고 집에 돌아가서 낫는 쪽도 있습니다.」 

    「아아, 그런 건가? 나의 첼로 소리가 쿵쿵 울리면, 그것이 안마의 역할을 해서 너희들의 병이 낫는다는 건가? 좋아, 알았어. 해줄게.」고슈는 조금 팽팽하게 줄을 맞추고 나서 갑자기 새끼 쥐를 집어서 첼로 구멍 안으로 넣어 버렸습니다. 

   「저도 함께 따라가겠습니다. 어떤 병원이라도 그러니까요.」어미 들쥐는 제 정신이 아닌 듯 첼로에 뛰어 들었습니다. 

   「당신도 들어갈까?」첼로 켜는 고슈는 어미 들쥐를 첼로 구멍으로 통과시켜 줄려고 했습니다만 얼굴이 반쯤밖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들쥐는 허둥대며 첼로 안의 새끼 쥐에게 외쳤습니다. 

   「얘야, 거기는 괜찮니. 떨어질 때는 항상 가르쳐 준대로 발을 모아서 잘 떨어졌겠지.」 

   「응, 좋아. 잘 떨어졌어.」새끼 쥐는 마치 모기와 같은 작은 목소리로 첼로 바닥에서 대답했습니다. 

   「괜찮아. 그러니 울먹이는 소리 내지 않아도 돼.」고슈는 어미 쥐를 아래로 내려놓고 나서 첼로 활을 쥐고 뭔가 랩소디 같은 것을 요란하게 연주했습니다. 그러자 어미 쥐는 굉장히 걱정스러운 듯 그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만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것처럼 

   「이제 됐습니다. 좀 꺼내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뭐야, 이 정도로 됐다구?」고슈는 첼로를 기울여 구멍 쪽에 손을 대고 기다리고 있으니 드디어 새끼 쥐가 나왔습니다. 고슈는 묵묵히 쥐를 내려놓았습니다. 내려놓고 보니 완전히 눈을 감고 벌벌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어땠어? 좋니, 기분은?」 

   새끼 쥐는 조금도 대답을 하지 못한 채 한동안 눈을 감은 채 벌벌벌벌 떨고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아, 좋아졌구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미 쥐도 같이 달리고 있었습니다만, 이윽고 고슈 앞에 와서 자꾸만 인사를 하면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열 번쯤 말했습니다. 

   고슈는 뭔가 베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봐, 너희들은 빵은 먹니?」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들쥐는 깜짝 놀란 듯이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아뇨, 저기, 빵이라고 하는 것은 밀가루를 반죽하고 떼어서 만든 것으로 통통하게 부풀려져 있어 맛있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들은 선생님 집의 찬장 같은 데에는 간 적도 없고 게다가 이 정도의 신세를 지면서 어떻게 그것을 가져가거나 하겠습니까.」하고 말했습니다. 

   「아냐, 그런 게 아냐. 그냥 먹는지를 물었을 뿐이야. 그럼 먹는 거지? 좀 기다려 속이 좋지 않은 저 아이에게 줄 테니.」 

   고슈는 첼로를 마루에 두고 찬장에서 빵을 한 조각 뜯어서 들쥐 앞에 내놓았습니다. 

   들쥐는 마치 바보처럼 울다 웃다 인사도 하다가 소중한 듯이 빵을 입에 물고 아이를 앞에 세워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아, 쥐랑 이야기하는 것도 꽤 피곤하군.」 고슈는 잠자리에 푹 쓰러져 곧 쿨쿨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로부터 6일째 밤이었습니다. 금성음악단의 사람들은 마을회관의 홀 뒤에 있는 대기실에 모두 붉게 상기된 얼굴로 제각기 악기를 들고, 줄지어 홀의 무대에서 내려 왔습니다. 시종일관 제6번교향곡을 잘 연주해 냈던 것입니다. 홀에서는 박수소리가 아직도 우뢰와 같이 울리고 있었습니다. 악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박수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느릿느릿 청중사이를 걸어나가고 있었습니다만, 사실은 오히려 기쁨으로 가득 했습니다. 모두 담배를 물고 성냥을 켜기도 하고 악기를 케이스에 넣기도 했습니다. 

   홀에는 아직도 박수소리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박수소리는 점점 커져 왠지 무서운, 손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소리가 되었습니다. 크고 하얀 리본을 가슴에 단 사회자가 들어 왔습니다. 

   「앵콜을 외치고 있는데, 뭐든 짧은 거라도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악장이 엄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럴 수 없어요. 이런 대곡 뒤에 무엇을 연주한들 우리들의 마음에 들 것 같지 않습니다.」「그러면 악장님, 나와서 잠깐 인사를 해 주십시오.」 

   「안되겠는걸. 이봐, 고슈군 나가서 뭐든 켜 보라구.」「제가 말입니까?」고슈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너야, 너라구.」 수석 바이올린 주자가 갑자기 얼굴을 들고 말했습니다. 

   「자, 나가 달라구.」악장이 말했습니다. 모두들 첼로를 억지로 고슈에게 떠맡기고 문을 열어 갑자기 무대에 고슈를 밀어 내 버렸습니다. 고슈가 그 구멍이 뚫린 첼로를 가지고 아주 곤란한 듯 무대로 나오자 모두는 보란 듯이 더 세게 박수를 쳤습니다. 우와하고 함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는 듯했습니다. 

   「언제까지 사람을 바보 취급할 건가. 똑똑히 보라지. 인도의 호랑이사냥을 켜 볼 테니까.」 고슈는 아주 침착하게 무대의 한 가운데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때 고양이가 왔을 때와 같이 마치 화난 코끼리와 같은 기세로 호랑이 사냥을 켰습니다. 그런데 청중은 조용히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고슈는 계속해서 켰습니다. 고양이가 괴로워하며 번쩍번쩍 불꽃을 냈던 곳도 지났습니다. 문에 몸을 몇 번이나 부딪쳤던 곳도 지났습니다. 

   곡이 끝나자 고슈는 이제 청중 쪽은 보려고도 하지 않고 마치 그 고양이처럼 재빨리 첼로를 들고 무대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러자 대기실에는 악장을 비롯해 동료들 모두 화재라도 만난 것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묵묵히 앉아 있었습니다. 고슈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사람들 사이를 재빨리 빠져 나와 맞은편의 긴 의자에 털썩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습니다. 

   그러자 모두 일제히 얼굴을 이쪽으로 향해서 고슈를 보았습니다만 역시 진지하고 별로 웃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오늘은 이상한 밤이군.」 

   고슈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악장이 일어서서 말했습니다. 

   「고슈군, 아주 좋았어. 그저 그런 곡이었지만 여기에서는 모두 꽤 진지하게 들었어. 일주일 열흘사이에 꽤 좋아졌군. 열흘 전과 비교하면 마치 아기와 군인이로군. 하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지 않은가, 자네」 동료들도 모두 다가와서 「좋았어!」라고 고슈에게 말했습니다. 「정말이지, 몸이 건강하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거지. 보통 사람이라면 죽어 버릴 거야.」악장이 맞은 편에서 말했습니다. 

   그날 밤늦게 고슈는 자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또 물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창문을 열고 언젠가 뻐꾸기가 날아갔다고 생각되는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아, 뻐꾸기야. 그 때는 미안했어. 내가 화가 났던 게 아니었어.」 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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