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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그밖에

김우희, 그녀의 사정

시점변환

 

1) 감성사전, 사생문, 단어야 놀자에서 나온 단어들을 모두 활용해주세요.
매(梅) / 난(蘭) / 국(菊) / 죽(竹) / 먹, 종이, 들러보다 / 둘러보다


2) 장문 단문의 규칙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장/단/장/단)

3) 영화[스타워즈] 시청 중입니다.

4) 3인칭 관찰자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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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선생님!”
  몇 차례 째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대문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하네, 분명히 오늘 댁에 들러 가겠다고 약조를 했었는데.”
  준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대문을 슬쩍 밀어본다. 문은 조용히 열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안에 들어서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여전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선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단아하게 가꿔진 정원은 곳곳에 희귀한 난초들이 늘씬한 잎을 늘어뜨리고 있었고, 우아하게 가지가 휜 소나무들은 하얀 눈 속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좀더 안으로 들어갔다.
  대청 앞 디딤돌 위에는 비단으로 만든 고운 꽃신이 올려져 있었다. 꽃신에는 제비꽃 무늬가 수가 놓여 있었다. 손질이 잘 된 대청마루는 깊이 있는 광택이 돌고 있었다. 준호는 조심스레 마루 위에 올라섰다.
  주위를 슬며시 둘러보던 그의 눈에 창가에 걸린 족자 두개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매화도였다. 연분홍 꽃잎과 고동색 가지가 수묵 담채화 기법으로 대담한 구도로 그려져 있었다. 그 옆의 족자에는 국화가 그려져 있었다. 매화도와는 달리 오직 먹의 농담만을 이용해 그려진 그림인데 꽃잎이 한 장 한 장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날인에는 김우희라는 이름이 찍혀있었다. 준호는 슬쩍 미소 지으며 중얼거렸다.
  “김 선생님 작품이구나.”
  그가 그림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순간, 좀더 안쪽에서 앙칼진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안돼!!”
  준호가 흠칫하며 돌아보는 사이, 다시 한번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제발 그러지마!”
  거의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 너머로 뭔가 부숴 지는 소리와 고함 고리가 요란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잠시 후, 그는 살짝 열린 미닫이 문 앞에 도착했고, 여전히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는 방 안을 조심스럽게 엿보았다.
  그것은 가공스러운 관경이었다.
  머리에는 검고 매끄럽고 시커먼, 그 이름도 유명한 다스베이더 가면을 착용하고, 곱디고운 한복 위에는 시커먼 망토를 두르고, 섬섬 옥수에는 대나무 죽도를 휘두르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시드의 복수를 시청하는 여인이 거기에 있었다.
  “아나틴 지금이야!!”
  막 내려쳐지는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아나틴을 보며 그녀는 죽도를 좌우로 크게 휘둘렀고, 그 칼날은 준호가 서있는 미닫이문을 날카롭게 가격했다.
  “으앗!”
  그는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찌었다. 쿵!
  마침내 준호의 존재를 눈치 챈 우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뾰뵤뵹!!”
  오직TV만이 요란한 전자 음향만을 부지런히 쏟아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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