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얼마나 유혹적인가.
포기란 얼마나 하기 쉬운 것인가.
또한
그를 이해 받는 것은,
그에서 해어나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이 시에는 의인화된 절망의 매력과
그에서 작별하는 것의 어려움을
일상적인 풍경 속의 평범한 사건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절망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자크 프레베르
광장의 벤치 위에
한 사람이 앉아
사람들이 지나가면 부른다
그는 낡은 회색옷에 코안경을 걸치고
짧은 여송연을 피우며 앉아서
사람들이 지나가면 부른다
더러 손짓을 하기도 한다
그를 보면 안된다
그의 말을 들어서도 안된다
그냥 지나쳐야 한다
그가 보이지 않는 양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양
발길을 재촉해 지나쳐야 한다
그를 보든가
그의 말을 들으면
그는 당신에게 손짓할 것이고
그럼 당신은 그의 곁에 가 앉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는 당신을 보고 웃음을 지을 거고
당신은 참혹한 고통을 받는다
그 사람은 계속 웃기만 하고
당신도 그처럼 웃게 되고
어김없이
웃을수록 당신은 더 고통스럽고
지독히도
고통스러울수록 당신은 더 웃는다
어쩔 수 없이
그리고 당신은 거기 벤치 위에
꼼짝없이 앉아
웃고 있다
아이들은 옆에서 뛰놀고
조용히
행인들은 지나가고
새들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가고
당신은 거기
벤치 위에
가만히 앉아 있다
당신은 안다 당신은 안다
이제 다시는 이 아이들처럼
뛰어놀 수 없다는 걸
이제 다시는 이 행인들처럼
조용히
지나갈 수 없다는 걸
당신은 안다
이 새들처럼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갈 수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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