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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그밖에

시점 변환 -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있습니다. 혼자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수는 선택 사양이라죠. 시간(낮/밤)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있는 장소(호텔, 빌딩, 아파트, 건물 등등)도요....^^;;;

1인칭으로 해주시는데, 갇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나 행동, 심리들 중 하나를 반드시 묘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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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커덩, 부드럽게 감기던 와이어가 걸리는 소리.

  쿵, 가볍게 균형을 잃을 정도의 충격.

  팡, 그리고 소등?!

  때는 새벽 3시 32분. 회사에서 잔뜩 깨진 뒤, 친구들과 화풀이로 한잔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참 지난 뒤였기에 할증 요금 붙은 택시를 잡아타야만 했다. 더듬거리며 택시 기사에게 돈을 건네준 나는 비틀거리며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리고 9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의 문은 매끄럽게 닫혔고 익숙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멀어진다.

  이제 잠시 후면 포근한 이불이 기다리고 있는 나의 스위트 홈에 도착할 것이다. 축 처진 몸을 편히 뉘이고 쉴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은 잠에 반쯤 취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있는 9층 바로 아래인 8층을 지나는 순간,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춰 버린 게 아닌가! 동시에 정전까지 와버린 것인지 형광등 까지 나가버렸다. 조금 전까지 빛이 있었던 흔적의 희미한 잔상만이 남아 어둠 속에서 파랗게 떠올랐다.

  일단, 심호흡을 했다. 그래, 엘리베이터가 멈추긴 했지만 비상벨이 있으니까 도움을 요청하면 되. 진정하자. 살다보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잖아? 안 그래? 

  대략 8초정도 자신에게 그렇게 중얼 거린 뒤에 나는 비상벨이 있을 거라 생각 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불빛이 없는데 보일 리 만무하다. 벽을 열심히 더듬어 버튼을 찾아  볼까 하다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나는 맥 빠진 웃음을 흘리며 핸드폰을 꺼내어 엘리베이터 벽을 향해 비췄다. 좁고 밀폐 된 공간속에 크로데스크 하게 춤추는 내 그림자를 못 본 척 하며 비상벨을 찾았다. 숫자판 위에 있는 비상벨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비상벨을 눌렀다.

  “여보세요? 누구 없어요?”

  - ....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러나 나는 굴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외쳤다.

  “도와주세요! 엘리베이터가 멈춰버렸어요!!”

  - ....

  그러나 여전히 스피커폰은 잠잠할 뿐.

  마침내 나는 폭발 하고 말았다.

  “안 돼!! 이, 이럴 순 없어!! 나에게서 폭신따땃한 이불을 빼앗아 갈수는 없단 말이야!!!”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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