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1)
마치 달팽이 처럼 때때로 숨이 막힌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예견하지 못한 창날이 만들어내는 상처 올려다보고만 아득한 하늘아래 느끼는 현기증 그러나 빛나는 유리조각은 언제나 나를 매혹하고 바삭대는 바닥을 디디며 길고긴 붉은 흔적을 남겨. 서서히 마치 달팽이처럼 말라 비들어져가는 근육으로 한줌 남은 촉촉함마저 길가에 뿌리고 한발 다시 한발 내딛어 마치 달팽이처럼 구름이 태양을 가려 유리조각들은 빛을 잃고 끝을 알수 없는 깊은 샘은 매꿔지리라 그때가 되면 이 무거운 걸음도 한결 편해지리. 비를 기다린다 그래, 마치 달팽이 처럼 하염없이 ,하염없이.
소녀의 초상 5 - 열매 작고 하얀 신의 집에 작고 하얀 바구니가 버려진 것은 스산한 바람에 나무들이 그 잎을 떨어뜨리는 계절이었습니다. 바구니를 발견 한 것은 하얀 옷을 입은 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 그는 바구니를 조심스럽게 열어 보았고, 그 안에 갓 태어난 아기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그리하여 아기는 하얀 집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 틈에서 하얀 옷을 입고 자라나게 되었지요. 아이는 자신이 하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하얀색 말고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사람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이 입은 옷의 색을 하얗다고 부른다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어느 깊은 밤, 아이가 하얀 옷을 입고 막 하얀 천이 깔린 침대에 누워 막 잠을 이루려 하는데,..
소녀의 초상 1- 옛날에 어느 깊은 숲속에 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나뭇잎으로 지은 옷을 입고 맨발로 숲을 뛰놀았답니다. 소녀에겐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그 아버지에게 많이, 아주 많이 사랑받고 있었답니다. 그러한 날들은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보름달이 뜬 깊은 밤에 집을 빠져 나와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신을 만났습니다. 그는 천공의 문을 지나 숲으로 오고 싶어 했지만, 발을 디딜 곳이 없어 감히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소녀가 말했습니다. [내가 디딤돌이 되어줄게요.] 그리하여 신은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답니다. 소녀의 친절이 고마웠던 그는 소녀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소녀는 잠시 생각하다 답했지요. [이 숲에서 영원히 ..
드디어 백조 생활 청산?!?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t 스토리와의 첫 만남 안녕하세요. 아주 먼 곳까지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 해본적 있나요? 나에게는 날개가 없지만, 글을 쓸수 있는 손가락이 있습니다. 이제 나는 손가락 끝에서 돋아나는 날개를 펼치고 작은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언젠가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었을 때 이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여행은 끝이 날것 입니다. 그때까지 이 여행이 부디 행복하고 행복하고 또 행복한 만남을 위한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