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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물고기의 노래

환삼덩굴


 


 


너에게 이름은 있으나
많은 이가 그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혹여나 그를 입에담는다 해도
그것은 저주에 가까울 것이다.

지난날의
모지게 내린 비에도 녹지 않고
너는 피어났다.
대지를 가르는 열기 속에서도
너는 피었다.
낫질을 하고
독을 풀고
혹은 짓밟아도
내뻗는 손발을 날카롭게 할퀴며
너는 핀다.

하늘에 대한 동경이 너를 살게 했다.
뿌리라는 이름의 발톱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려
높이 조금더 높이.
기어오른다 해도 반길이 없건만
거친 나무껍질을 물어뜯으며
닿지 못할 하늘로
또 한걸음.

그런 너일지라도
나염천 고운 천자락을 물들이고
향긋한 나물이되어 상위에 오르며
열에 들뜬 입술을 식혀줄수 있다고,
그러니 천하다 이르지 말라며
누군가는 말한다.

하지만 네가 남긴 상처는
달포가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심장은 그날의 열기와 아픔에
꿈결에서조차 작은 새처럼 헐떡였다.

발목에 걸린 붉은 실이 흐려지면
나는 모두 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들녁으로 나가
새로운 상처를 갖고 돌오리라.

그땐 다시 네 이름을 부르짖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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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는 http://wlsdldmlqkd.blog.me/80120034125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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