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광시곡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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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무겁기 그지없는 마음에 비하여, 문은 우스울 정도로 가벼운 마찰음을 내며 간단하게 열려버렸다. 대신 손에든 촛불의 빛이 마치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양 위태롭게 흔들리며 방안의 그림자를 곡 시킨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어린 주군을 바라보았다.
‘루드비히는 정말 내 형 같다. 사실, 나는 말이야, 그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나에게 루드비히가 함께 와주겠다고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몰래 울다 들킨 것이 부끄럽다는 듯, 선량해 보이는 아름다운 눈동자에 어린 눈물을 다급히 훔치며 소년이 그리 고백했을 때, 그는 당혹스럽게도 자신이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촛불을 옆 탁상에 올려두고 비틀린 미소를 입가에 만들어내었다.
“이건 지독한 자기기만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조 어린 말이 나지막이 입술을 타고 흘러나왔다.
그는 이 어린 소년의 누이, 그의 영혼을 움켜쥐고 있는 냉혹한 여인의 명을 받들고 같은 편인 척 연기 하는 것에 불과했다. 만약 그가 ‘바람’을 손에 넣는다면 그 목을 취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그의 역할. 그러나 봐라, 지금 그의 꼴은 어떠한가.
우는 듯, 웃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윌리엄을 내려다보던 그는 언뜻 보이는 흐트러진 이불을 가지런히 해주었다.
촛불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는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그는 혼잣말을 하듯 인사를 건넸다.
“…그날까지, 부디 평안한 밤을.”
그리고 조심스럽게 촛불을 집어든 뒤 긴 한숨만을 남기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잠시 후,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가자 잠들어 있어야 할 소년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소년은 이제는 촛불마저 사라져 어둡기 그지없는 천장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아주 오랫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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