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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그밖에

이사


  “거짓말이지?”

 


열려진 문 안쪽에 펼쳐져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따스한 풍경들-예를 들어 지금 막 지어진 밥을 푸고 있는 어머니라든가, 신문에 나온 퍼즐을 푼다고 정신없는 아버지, 혹은 마룻바닥에서 뒹굴며 만화책이나 게임을 하고 있을 동생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패닉상태에 빠져있던 중, 나는 바닥에 떨어진 반쯤 구겨진 종이를 발견하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그것을 집어 들고는 눈앞으로 가져갔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장농 하나, 가스렌지 하나, 책상 둘, 티브이 둘, 컴퓨터 하나… 이사견적 1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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