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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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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 가에서 끌어올려졌을땐저도 사람이 되는줄 알았습니다.하지만 보세요,아가미도 눈도이미 말라붙었건만나는 두 다리로 제대로 서지도 못합니다.입가에는 언제나 물이 찰랑거려말대신 왈칵왈칵 쏟아지죠. 나를 다시 물로 돌려보내줘요.내 아가미와 지느러미의 붉음을 탓하지 마세요.백탁한 눈일지라도옅은 물가에 잠겨있던말의 빛깔,그 초록의 흔들림을아직 기억합니다.수면위에 스치는 볕이그 위에 만들던 얼룩도 말이죠. 모든 것엔 끝이 있다 말합니다.그러니 언젠간왈칵 쏟어져 내리던 그것이흰 말을 닮은 파도가 되어 달리겠지요. 나를 장기말 처럼 다루지 마세요.걷지 못하면 기어길 수 없다면 모두 놓아 버리고돌아가겠습니다.흐르고 흘러.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붉게 뛰는 심장 꺼내 들고, 가시밭 디딘 상처투성이 맨발 숨기지 말고, 볼품없이 마른 팔다리 청실홍실로 감싸지 말고 맨몸으로 오너라. 아지랑이 같은 맹세는 흔적도 남지 않지만 유리는 만든 우리는 네 살도 벤단다. 보렴. 온통 검붉은 얼룩투성이구나. 응당 그래야 하듯 썩은 상처 위엔 진물이 흐르게 두거라. 혀로 핥을 필요도 없다. 허나, 무서워 말거라. 제아무리 바스락거려도 해가 지기도 전에 잦아들고 다시 불, 그저 바람이란다. 그러니 아가야, 벗은 몸으로 오거라. 다 내려두고 그저 맨몸으로 오거라.
결여 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주 중요한 부품 하나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그렇게 말 하는 이유는 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명한건 여기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연습 - 조연의 실수로 화내는 주연 굵다란 주사바늘이 가느다란 다리에 박혀 들어간다. B는 듣기 괴로운 신음 소리를 냈다. 숨죽이고 그 모습을 보던 김 우희의 입에서 비명을 닮은 외침이 흘러나왔다. "선배!" 그러나 그는 그런 그녀의 부름에 아랑곳 않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주사바늘은 들어가야 하는 위치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는 혀를 차며 바늘을 다시 뽑아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다른 위치에 꼽아넣었다. B의 입에서 다시 울음 소리가 흘러 나온다. 경악과 공포와 분노.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채 B는 그 폭력에 무력하게 휘둘린다. 그러나 이번에도 바늘은 잘못된 위치에 박혀들어갔다. 이미 수십차례 바늘이 꼽혀 들어갔던 다리는 이미 퉁퉁 부어 있었다. "선배!" 다시 김우희가 부르자 이준호는 고개를 든다. "왜?..
그들의 입술에선 낡은 종이가 흘러나온다.종이에서는 신선한 잉크냄새가 난다.흘러넘친 그것을지층의 틈바구니에 남길 것이라 했다. 같이 종이라 불릴지라도너의 밤에 빛나던 별은흙과 물과 불길을 품고시간이 되어 스며든다.듣거라,뱀에게도 날개가 돋아났단다. 서툰 몸짓 아래 쌓인 편린이 부끄러운 맨발치로 굴러떨어진다.멀리서 묵墨이 운다.반짝임을 따라 오늘 또 한걸음 내딛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침 아침 8시 17분. 버스 안 메마른 공기 사이에 굳게 닫힌 유리창을 설렁설렁 타넘은 서늘한 공기가 박혀든다. 손에 들린 은박지 안 말라가는 김밥의 알알이 흩어지는 밥알은 달고도 텁텁해 턱을 멈추고 어금니를 깨물고, 올려다본 탁한 하늘에 태양은 없었다. 목구멍 안에 배긴 주먹만한 돌덩이는 무엇이 그리 즐거워 노래를 부르는 건지. 8시 29분. 지그시 붉은 버튼을 누른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패치워크 의식적으로 세운 벽이 허물어진 틈바구니로 흘러나와 버렸다. 의미없이 시선을 둔 곳에도 짤막한 제스쳐는 이미 전염병처럼 번져있다. 솟아오른 기억에 연관없는 조각들을 모아서 한땀한땀 기운다. 순간이 순간에게 남길 수 있는 흔적은 이토록, 덧없어 화려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타향에서 온 신부의 카페 일회용 종이컵에 정성스레 뽑은 에스프레소 위에 부어진 뜨겁게 뎁힌 우유 주의를 기울여 올린 거친 거품 혀 위에 내려앉은 씁쓸함.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