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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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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보기 - 갈색의 느낌 갈 냄새가 나.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가을 포도나무 올 여름 지겹도록 비가 내렸었지만 기특하게도 건강히 자라준 포도 나무에 알록 달록 가을이 찾아 왔다. 엄마는 혼자 보기 아깝다며 단풍이 다 지기 전에 사진을 찍자고 했다. 건강하게 한해를 보낸 포도나무는 이렇게 잎을 곱게 물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나무 잎사귀는 초라한 갈색으로 물든뒤 곧 시들어 떨어진다고 말하며 엄마는 내심 흐뭇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연두빛과 노란색 사이로 작고은 두벌 포도 송이들이 보인다. 이 녀석들은 시큼하고 알도 작은데다 큼지막한 씨가 들어있어 그냥 먹기에는 나쁘지만 잼을 만들때 넣으면 멋진 새콤한 맛을 내는데 도움이 된다. 홍서보는 늦게 수확을 하기 때문인지 아직 단풍이 덜 들었지만 이곳 저곳 샛노란 잎사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청포도와 경조정의 나무 잎도 예쁜 단풍이 들어..
단어연습 - 바라고 바래다 빛바랜 낙엽을 주워든다. 앙상한 잎맥을 따라 본래의 색을 완전히 잃은 잎은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이처럼 천천히 빛을 잃고 공기 속으로 흩날려 버린다. 너를 마지막으로 바래다주었던 그 가을날, 천천히 붉은빛 낙엽 사이로 멀어져 가는 너 뒷모습을 바라다보며 그 순간의 모든 것을 기억하겠노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지. 모든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허나 그러한 바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마모되어 이제 대부분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봄에는 나비를,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엔 영롱한 새의 노래를 들으며 너에 대한 기억을 반복해서 되새겼다.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너의 걸음걸이, 해바라기와 같던 크고 화려한 미소, 명랑한 새와 같이 쉴새 없이 울리던 목소리. ..
비, 낙엽, 그리고 가을 아침 비가 내리고 조금 서늘한 바람 그러나 따사로운 시간. 사박사박 가을길을 걷는 세 모녀.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그리고 일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다시 가을이 왔다 그날, 쏟아지는 낙엽을 보며 마치 별가루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햇볕 사이로 우수수 쏟아지는 빛무리들은 빗자루 아래서 바스락 거렸다. 잎사귀들은 마치 대지를 포옹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어제는 월말 정산일이어서 회식이 있었고 평소보다 한두시간 정도 늦게 집에 도착했다. 며칠뒤면 보름인지라 달이 눈부시게 빛나던 달은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그 뒤편으로는 마치 그날 떨어지던 낙엽들 처럼 색색으로 빛나는 별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별가루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아름다운 그림, 사진, 좋아하는 그림, 사진]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가을 나에게는 계절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몇가지 있다. 겨울은 성애가 낀 유리창, 봄은 제비와 노랑나비, 여름은 수박과 소나기이다. 그리고 가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바로 고추잠자리와 까마득히 높은 하늘이다. 요즘 하늘은 참 높고 맑아 현기증이 일정도로 먼곳 까지 이어진다. 그 틈바구니를 빨간 고추잠자리들이 해엄치곤 한다. 선명한 색의 대비. 올해도 가을 하늘은 참으로 깊었고 고추잠자리들은 어여쁜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봄 - 무릉도원. 마을 외곽에 서서 우리 집이 있는 언덕배기를 보면 연분홍 안개에 휩싸여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 보인다. 올 봄, 언덕 아래자락에는 벛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사이로 매년 날아오던 커다란 두루미들이 내려 앉는다. 녀석들은 서성이며 횟질을 하거나 둥지를 만들 나뭇 가지를 줍고는 다시 파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여름 - 수박아 기다려라.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없이 여름을 날 수는 있지만, 수박 없이 지낸 다는 것은 나에게는 불가능 한 일. 수박의 상쾌함은 얼을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히 대신 할 수 없다! 가을 - 기다림의 끝. 탐스럽게 익은 청포도를 햇빛에 비추면 아름다운 황금 빛으로 보인다. 그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를 위하여, 농부는 까탈스러운 봄바람과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할새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