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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해구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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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에 대한 단상 -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제주도 ICC 센터에서 열리는 리프트아시아09 컨퍼런스를 기념하기 위해 T스토리에서 이벤트가 진행중이다. 리프트아시아09 컨퍼런스란, 미래와 과학기술 등에 대하여 탐구하는 장이라고 한다. 그에 걸맞게 이벤트 주제는 2020년,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라고 한다. 컴퍼런스에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이벤트에만이라도 참가해보기로 했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빨을 복제할수 있게 되어 인플란트 비용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전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아직은 이빨복제 비용이 인플란트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개월 후면 치아복제의 새로운 기술을 연구중인 프로젝드 '새로태어난 기분, 반짝이는 치아의 귀환'이 완성될거라고 하니 치아 복제 비용은 점점 더 줄어들 전..
한때 그 거리에는 왕들이 거닐었네 한때 그 거리에는 왕들이 거닐었네. 세상은 풍요로웠으며 냉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네. 시간이 흘러 모든 왕들은 꽃처럼 지고 세상은 풍요도 아름다움도 잃어 냉혹함만 남아있네. 과거의 유물. 모래 한줌과 블록 몇개 낡은 천조각을 보며 사람들은 노래하네. 어린시절 모든 사람은 왕이었네. 세상은 풍요로웠으며 냉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글쟁이들의 글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3 그는 셔츠 앞주머니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어 입에 물었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멀어져 가자 여인은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아름다운 녹색의 눈동자 속에 자리한 동공은 세로로 길다. 여인은 잠시 동안 그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훔쳐보며 코를 킁킁 거리다 독한 담배 냄새가 흘러들자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의 무릎에 고개를 파묻어버린다. 약간 거친 입술 사이로 가느다랗게 담배 연기가 흘러나와 바람결에 흩어졌다. “귀찮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군.” 소녀, 김나루는 아직도 건물 안으로 들어서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무엇을 보는 것일까. 시선은 학교 어딘가로 뻗어 있었다. 다시 강한 바람이 불었다. 남색 체크무늬 치맛자락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금방이라도 바람결에 춤추는 벚꽃 잎 사이로 사라질 ..
2 ‘이번에 전학생이 올 예정이다.’ 며칠 전, 갑작스레 수업중인 운율은 불러낸 이사장이 던진 첫 마디이다. 그렇게 말하며 책상 위로 내밀어진 것은 전학생의 대한 신상명세가 적혀있는 파일.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내용을 대충 훑어보던 그는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이름 : 김나루 성별 : 여 나이 : 만 16세. 신장 : 158cm 성적 : 양호 ‘생후 1개월 안쪽에 서울 강남의 어느 골목에 유기됨. 그 후 근처에 거주 중인 한 부부에 의하여 발견되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둘째로 입적됨. 차츰 성장하며 주위에서 상식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괴현상이 출몰. 처음에는 부부 역시 아이를 감싸고 이해하려 했으나 차츰 그 정도가 더해감에 따라 기피하기 시작.’ 그 뒤로는 괴현상과 관련된 ..
1 시리고 청명한 바람이 불어온다. 짙은 고동색 나뭇가지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며 꽃잎을 흩뿌렸다. 하양, 연분홍빛 꽃잎들 사이로 벌들이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웅웅거리며 떨리는 수천의 날갯짓은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취해 버릴 것만 같았다. 그 소리에는 어딘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힘이 어려 있다. 그는 언제나처럼 2층 미술실의 창가에 나른히 앉아 교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식물을 좋아하는 이사장의 취향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교정은 여러 종의 나무와 화초들이 정성껏 가꾸어져 있었다. 벚꽃만이 아니다. 복숭아꽃과 살구꽃, 이화, 매화…. 대부분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것이 이사장답다면 이사장답다랄까. 운치를 즐길 줄 아는 학생들이 그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
그린티라떼 흔히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하지. 마치 제몸처럼 아낀다고. 그건 분명히 사실일거야. + 처음엔 그 둘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을 수도 있어. 하지만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둘의 시간이 천천히 겹쳐지고 공유한 시간이 그 겹쳐짐이 늘어나면 늘어 날 수록, 함께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되어가는거야. 아니, 그 단어마저 잊어버리게 되는 거야. 거기엔 [나]만 남아 있게 되는 거지. 우유와 녹색 차를 섞으면 더이상 그걸 우유와 녹차라 부르지 않고 그린티라떼라고 부르는 것 처럼. 그러다 어느순간, 다른 한쪽이 사라지면 더이상 그건 지금까지의 [나]라고 할수 없을 거야. 따뜻한 우유가 없는 녹색의차는 그냥 텁텁한 가루에 불과해 그리고 녹색의 차가 없는 우유는 그냥 밑밑한 흰..
장문단문(?) - 신이 되다 잠을 자고 일어나 눈을 떴더니 무언가가 다가와 하고 부릅니다. 자, 신이 된 기분을 장문단문 대충 섞어서(음?); 편안하게 써주세요. ----------------------------------------------------------------------------------- 지난밤, 나는 심하게 앓았다. 목에서 나는 열기에 숨을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목을 조르고 있는 것 같이. 세반고리관에 이상이 온 것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천장이 빙글 빙글 돌았다. 구토감이 일었다. 자기 연민에 가까운 슬픔과 모멸감, 고독이라는 이름의 허기짐에 잠겨 생각했다. 이렇게 죽어버리는 것이 좋을지 몰라. 물론 이정도로 죽을 리 없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약을 먹는다거나 병원에..
시점 변환 -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있습니다. 혼자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수는 선택 사양이라죠. 시간(낮/밤)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있는 장소(호텔, 빌딩, 아파트, 건물 등등)도요....^^;;; 1인칭으로 해주시는데, 갇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나 행동, 심리들 중 하나를 반드시 묘사하셔야 합니다. -------------------------------------------------------------------------------------- 덜커덩, 부드럽게 감기던 와이어가 걸리는 소리. 쿵, 가볍게 균형을 잃을 정도의 충격. 팡, 그리고 소등?! 때는 새벽 3시 32분. 회사에서 잔뜩 깨진 뒤, 친구들과 화풀이로 한잔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