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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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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한다는 것 [언니, 상처 입을 걸 알면서도 왜 사람을 좋아 하는걸까요?] 그 질문에 난 이렇게 대답 했었지. [그건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릴걸 알면서도 키우는 거랑 같은거야] 그리고 난 아직도 그렇게 생각 하고 있다.
마음 이제막 발을 디딘 그는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든 환상 속에서 몽롱히 거닐뿐이다. 그러나, 이건 게임도 아니고 유흥거리도 아니다. 한달도 안돼는 사이에 세명이 상처를 입었다. 마음은 가볍게 다룰만한게 아니다. 가볍게 주고 그 책임 남에게 미루면 안된다. 그러면 나 자신도도 가볍게 다뤄질테니 일방적인 마음은 일방적으로 보관하는 수 밖에는 없다. 강요해도 상대는 받아들이지 않을터이니. 그걸 이해 하지 못하는 이상 그는 언제 까지나 어린이에 불과할것이다.
의문 아직도 모르겠다. 나에게서 뭘 원한건지. 이것저것 무례하게 케물어 주기를 원한거였을까? 그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니면 내가 자신 앞에 무릎 꿇기를 원한걸까? 하지만 만일 내가그랬다면 당신은 실망했을거야. 왜? 왜 떠난거지? 주소를 물어 왔다. 알려줬지. 내가 물었을 때 그는 도망친다고 대답했다. 왜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 오지 않았지. 나에게 상처 입히기를 원했다면 그건 성공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그냥 지나가는 김에 들린다고만 말했지, 나를 만날거라곤 하지않았어.
흔적 그 사람이 도망가 버렸어요. 아는 것이라곤 전화번호와 블로그 주소 작은 카페의 운영자라는 것 뿐이었는데. 그 모든걸 다 지워버리고 그냥 사라졌어요. 더 많은걸 물어 봤어야 했을까요? 하지만 언제나 너무 빙 돌려서 적은 그 말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하는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답니다.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는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구토를 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핸드폰 번호와 사는 집과 블로그의 주소 머무르고 있는 카페를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가 나를 발견하고자 한다면 금세 찾을 수 있을겁니다. 나는 마치 달팽이처럼 언제나 길고긴 흔적을 남기곤 하기 때문에.
상처 30시간 정도 자고 잃어 났지 뭐. 안죽고 살아 있더라고. 흉터가 남으면 타투로 가릴려고. 5cm정도 찢어졌어. 병원에서 꼬매라고 했는데 그냥 온다고 했다ㅎㅎ 보지 않아도 어떤 표정으로 앉아 있는지 충분히 떠올릴 수 있었다. 눈웃음을 치며 입가엔 가벼워보이는 미소를 흘리고 어딘지 조금 맥빠진 표정으로. 상처가 쓰리단다. 피가 흐를때는 무서웠는데 굳어있는 빛깔은 이쁘단다. 넌 정말 바보야. 바보 바보 바보 멍청이. 그렇게 죽어버리면 너 장례식때도 안가고 무덤에도 안찾아 갈거야! 라고 잘라서 말하고서야 녀석은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믿을 수 없어. 넌 건망증 심하잖아.
사고 일은 언제나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에 터지곤 한다. 오늘은 최악이라 부를만한 상태의 아이들이 내 수중에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각 반에서 돌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한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예 한반이 통채로 돌출 행동을 한다. 그러다보니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선생님, 피나요." 당혹감 어린, 그러나 조급하지 않은 목소리에 나는 '아, 또 코피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이녀석은 코피가 뒤통수에서 흐르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 정확히 말해 이것이 코피가 아님을 나는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녀석의 머리카락 사이에서 한줄기 붉은 실선이 흘러내려 목덜미를 타고 옷깃을 적시며 둥근 얼룩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누가 그랬어?" 내가 묻자 아이들..
아, 이제야 알겠다 난 그늘이 있는 사람을 좋아 하는거였어요. 아니 어쩌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 상처를 바라 보기를 즐기는 걸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