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해구아래 (238) 썸네일형 리스트형 화장품 - 달리 심므 어떤 화장품을 선택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화장품 가게에서 향수도 판다는 것에 착안, 제멋대로 향수로 결정지었다. 서랍을 뒤적거리다 상당히 오래된 향수 하나를 선택 했다. 나의 첫 향수. 그 녀 이름은 달리 심므. 살리바르도 달리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이 향수는 기묘한 병에 담겨있다. 코와 입술 모양의 이 병은 묘한 느낌을 풍긴다. 피부를 연상시키는 살몬 핑크빛의 액체가 아랫입술 끝자락에서 찰랑거린다. 연분홍빛 뚜껑을 살짝 열자 달짝지근한 향이 난다.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농도가 짙은 복숭아며 백합의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우아한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 향수를 보면 언제나 떠오르는 씁쓸한 기억이 한 가지 있다. 조금 우아하지만 새침하고 허언을 잘하는 여자아이. 마치 큰 비밀이라도 말하듯 가..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스캐너, 스피커, 프린터 키보드 - 구체적인 의사표현.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하는 도구. 하나만 삐끗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자칫하면 창을 최소화 하는 것이 아니라 종료시켜버리는 수가 있다. 마우스 - 제스처. 때로는 말보다 행동이 빠른 법. 그러나 말의 도움 없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효율도 낮다. 모니터 - 이세계로 통하는 창문. 그 안에서는 실제로 이루어 질수 없는 모든 일들이 벌어진다! 스캐너 - 입력장치. 이세계로 현실의 물건을 투입하고 싶을 때 사용. 스피커 - 성대. 원본이 같다 해도 성능에 따라 흘러나오는 소리는 다르다. 마치 같은 노래라 해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그 음색이 다르듯. 프린터 - 출력장치. 이세계의 이미지를 현실로 끄집어낼 수 있다. 하지.. 낚시, 강, 호수, 미끼, 낚였다 - 감성이 별로 이입되지 않은 감성사전;ㅂ; 낚시 - 떡밥을 던지고 그 반응을 기다리는 것. 모든 낚시는 떡밥이 있음으로 하여 가능해진다. 강 - 문명의 발상지. 그러나 최근에는 문명 쇠퇴의 시작점이 되려고 하고 있다. 대운하 반대! 호수 - 고인 물은 썩는다. 대대적 물갈이를 필요. 미끼 - 떡밥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 단어. 낚였다 - 떡밥에 속아 낚시글을 클릭했을 경우 피해자가 내뱉는 한마디. 청, 홍, 백, 흑, 태극 청색 - 적외선 보다는 자외선 쪽에 가까운 그대. 열 흡수율이 빨강보다 좋음에도 불구하고 파랑이 차가운 색으로 인식 되는 것은 하늘과 바다 숲을 닮은 색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남성적인 색으로 인식되나 중세만 해도 마리아의 색으로써 여자아이들의 옷에 많이 사용되었다. 인디고가 등장하기 전까지 거의 유일무이하던 파란색의 안료인 라피스라줄리는 초 고가를 자랑했다. 홍색 - 피. 사실 우리가 보는 사물은 처음부터 그 색을 띄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단지 그 물질의 성질 중 특정한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를 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보는 것은 그 반사된 빛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의 피는 붉은 색이 아니라 파란 색일 수도 있었다는 의미. 하지만 우리는 피가 어떤 색을 .. 작약 그것은 옅은 연분홍색의 꽃이었다. 섬세한 잎맥을 따라 우아한 빛깔이 번지듯 물들어 있다. 잎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빛은 흐려지며 점차 흰 색에 가까워진다. 꽃잎은 총 열장. 조금 큰 다섯 개의 꽃잎과 교차하여 다시 다섯 개의 작은 꽃잎이 올라앉아 있다. 그 중심에서 샛노란 황금빛 수술들이 제 모습을 뽐낸다. 연녹색 암술은 그 가운데서 살그머니 웅크리고 있다. 물결치듯 자유롭게 끝이 갈라진 꽃잎은 여린 깃털처럼 가벼워 보인다. 손끝으로 쓸어보자 약간 서늘하면서 매끄러운 촉감이 전해져온다. 작약을 닮은 미인이란 분명 이처럼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이를 말하는 것일게다. 달콤하고 짙으며 깊이 있는 향이 피어오른다. 우아하고 고혹적이다. 마치 와인처럼 어딘지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향기다. 기분이 들뜬다. 꽃이란 이.. 카지노, 지구본, 조각, 매듭, 연필깎이 카지노 - 카지노라는 곳은 결국 멋모르는 관광객들 주머니를 털기 위해 존재 하는 곳이다. 들어가서 따고 나올 가능성은 적으니 돈 버리러 간다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자. 한마디로 가는 게 낚이는 것. 지구본 - 세계관의 변화. 고대 사람들은 지구를 거대한 코끼리, 뱀, 악어, 나무, 때로는 인간의 형상을 한 무엇인가에 의해 떠받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우리는 유리 가가린 이후로 지구의 이미지는 파랗고 하얗고 둥근 모양을 떠올리게 되었다. 조각 - 조각가들은 말한다. 조각은 돌을 부수어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진짜 모습을 조금씩 꺼내는 것이라고. 내 눈앞에 있는 이 작은 나무토막에도 어떤 아름다운 조각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매듭 - 연속과 단절. .. 약, 편지, 손전등, 스타킹, 유리창 약 - 과용은 금물. 최근 목감기가 극성이다. 아니, 감기라기보다는 기관지가 부어오른다랄까. 약을 먹으면 하루정도는 말짱해 지지만 끊으면 다시 원상복귀. 내성이 생겨버린 걸까. 덕분에 아파도 그다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든다. 편지 - 내가없는 곳에서 읽어주세요. 첨단과학시대인 21세기에는 편지가 없어도 자신의 의사를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 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 덕에 편지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천만에. 직접 상대방을 보지 않고도 의사를 전달 할 수 있다는 것은 때로는 매우 매혹적인 일이다. 손전등 - 만약을 위한 준비. 우리 집에는 손전등이 없다. 예전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하다못해 양초도 없다. 정전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튼튼한 녀석으로 하나 장만.. 만우절, 프로레슬러, 권총, 바가지, 크래커 만우절 - 팹시맨. 그것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만우절, 별 시시껄렁한 장난들이 오가고 그것이 교사들에 의하여 평정되어 고요히 수업이 진행 되던 순간, 교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얼굴에 밴드스타킹을 뒤집어쓰고 코카콜라를 든 남자 한명이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외친 한마디. “팹시맨!” 그는 문을 닫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굿바이. 프로레슬러 - 사랑해주기에는 부담스러운 이세계의 산물. 언젠가 본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프로레슬링은 관객들의 흥분을 유도하기 위하여 각본을 짜거나 면도날로 일부러 상처를 입혀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상다반사란다. 난 그래서 차라리 누군가 나와 싸우는 것을 봐야 한다면 이종 격투기를 택하기로 했다. 물론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권총 - 양의 탈을 ..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