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해구아래 (238) 썸네일형 리스트형 라면 - 삼양사의 대관령 김치라면 삼양사의 대관령 김치라면이 본 사생문의 주인공이올시다. 사실, 오늘 라면을 먹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어머님께서 라면 먹자고 유혹하는 것도 뿌리쳤건만) 보아하니 사생문 과제로 라면 올라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 저는 어쩔 수 없이 라면을 끓여 보겠습니다. 먼저, VONO 스프컵으로 세잔의 물을 냄비에 넣습니다. 그리고 분말스프와 건더기 스프가 혼현일체인 라면 스프를 투입, 끓인 뒤 두 동강 낸 면을 넣어 다시 꼬들꼬들하게 끓입니다. 자 완성! 그럼 관찰 돌입입니다. 먼저 냄새. 일명 라면 냄새가 납니다. 짭쪼름 하면서도 어딘지 후추를 떠올리게 만드는 매콤함. 음, 이름은 김치면인데 김치 냄새는 별로 안 납니다. 다음은 면! 잘 익어 젓가락으로 휘어 감어 들어 올리자 탄력 있게 튕겨져 오르는 꼬불꼬불.. CD-RW CD의 일종으로, 일반 공CD가 한번 기록을 한 뒤 재사용이 불가능 한 것과는 달리, 다시 사용이 가능한 물건이다. 즉, 그 안에 담김 내용을 지우고 자유롭게 다시 쓰기가 가능한 물건이란 말씀. 갑자기 ぼくらの의 오프닝 Uninstall이 생각 난다. 물론 생긴 모양은 일반 CD와 같다. 원판 모양에, 두께는 1.5mm정도. 지름은 자가 없어서 측정 불가. 원판의 한쪽 면은 은색 필름이 붙어 있다. 정보를 기억하고 출력 하는 것은 이 필름 부분으로, 손상이 가지 않게 플라스틱판으로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CD-RW는 별로 사용을 많이 하지 않아서 필름이 보이는 쪽에 긁힌 자국이 거의 없다. 뒤집어서 뒷면에 인쇄된 모양을 살피면 용량이 700mb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향을 맡으면 희미하게 비닐을 .. 거울 거울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차가운 감촉이다. 유리로 만들어진 이 물건은 반질반질 매끄러운 감촉과 단단하며 서늘한 느낌이 공존한다. 거울에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면, 그것은 언제나 대칭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간격과 속도로. 사실, 거울이 오늘날과 같이 유리로 만들어 진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것은 유리를 만드는 기술 자체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것이 더뎠기 때문이고(유리 제조기법은 일급비밀이라 해도 좋았다), 그 뒤에 금속을 씌워 거울을 만든다는 발상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후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반질반질하게 잘 닦은 철판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은 파문이 이는 호수에 얼굴을 비춰보느니만 못했을 것이다. 시각.. 단어연습 - 바라다 / 바래다 이보게, 자네 해바라기는 어찌하여 태양을 향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끊임없이 연모의 정을 바치는지 아는가. 이미 바래버린 노란 꽃잎 사이에 익어가는 갈색의 씨앗들은 그를 알고 있지. 또한 저 굼벵이는 무엇을 바라며 땅속 깊은 곳에서 숨조차 죽이고 쓰디쓴 흙만을 삼키며 살아가는지 아는가. 나뭇잎 사이에 남은 바래가는 허물을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있다네. 허면 이제는 쓸모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달을 보며 비는 이유를 자네는 아는가. 기억 속 추억을 그 너머로 바래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잔인한 세상이여 안녕.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결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그 거대한 몸을 깊은 숲속으로 이끌어간다.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벗들을 찾아. 멈추지 않고, 머뭇거림도 없이. 지치고 노곤한 몸을 재촉하여 나무 그림자 사이로 서서히 걸어 들어간다. 걸음을 땔 때 마다 우아한 목과 다리가 흔들린다. 조용히 멈춰 서 있노라면, 그는 마치 한그루의 묘한 나무처럼 보일 것이다. 그 뒤를 따르는 것은 두발 달린 짐승들. 조용히 숨을 죽이고, 대지의 뼈와 나무의 살로 만든 송곳니와 발톱의 세운다. 탐욕에 그 혼을 맡긴 듯 번뜩이는 시선. 그는 천천히 움직이던 다리를 멈춘다. 두발달린 짐승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멈추지만, 폭력에 익숙하지 않은 그는 벼려진 칼날을 결코 보고자 하지 않는다. 단지 하늘의 별을 올.. 커피 -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널 맥스웰 하우스 오리지널. 갈색의 금속 병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 캔을 따자 픽 하는 공기가 흘러드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린다. 속 안을 들여다보지만 캔이 속이니 만큼 빛이 들어가지 않아 단지 검게 보일뿐. 캔을 기울여 입구 쪽으로 내용물이 약간 흘러나오게 한다. 마치 한약처럼 탁한 갈색의 액체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그 향은 한약과는 달리 약간 달달하면서도 씁쓸하다. 캔을 입가로 가져가 한 모금 머금는다. 커피향. 그리고 어딘지 달고나를 떠올리게 만드는 맛이 나는데, 탄산수소 나트룸 때문에 그런 맛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 해본다. 목이 말라서 벌컥벌컥 다섯 모금 만에 다 마셔 버렸다. 하지만 상당히 달달한 편이기 때문에 갈증은 해결 되지 않을 것이다. 물 떠와야지. 마치 달팽이 처럼 때때로 숨이 막힌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예견하지 못한 창날이 만들어내는 상처 올려다보고만 아득한 하늘아래 느끼는 현기증 그러나 빛나는 유리조각은 언제나 나를 매혹하고 바삭대는 바닥을 디디며 길고긴 붉은 흔적을 남겨. 서서히 마치 달팽이처럼 말라 비들어져가는 근육으로 한줌 남은 촉촉함마저 길가에 뿌리고 한발 다시 한발 내딛어 마치 달팽이처럼 구름이 태양을 가려 유리조각들은 빛을 잃고 끝을 알수 없는 깊은 샘은 매꿔지리라 그때가 되면 이 무거운 걸음도 한결 편해지리. 비를 기다린다 그래, 마치 달팽이 처럼 하염없이 ,하염없이. 단어연습 - 다리다, 달이다, 달리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작은 약방 안을 울린다. 젊은 의사는 무료한 표정으로 약이며 그릇들을 정리 하고 있었다. 시게는 이제 막 5시 2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는 건가.’ 멍하니 손을 놀리고 있는데, 등 뒤편에서 무엇인가 다급히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하나, 둘, 셋을 세자 작은 그림자가 문쪽에 아른 거리더니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쌤요! 큰일 났심더!” 눈물을 그렁그렁이며 뛰어 들어온 까까머리 꼬마에게 그는 인사를 던졌다. “어, 욱이 왔냐?” “쌤, 큰일 났심더! 옷을 다리다 즈그 누나가 디었 심더!” “뭐? 옻을 달이다 뎄다고? 옻을 어디다 쓰려고 달여? 옻닭하게?” “아닙니더! 그 옻이 아니라 옷, 이 입는 옷 ..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