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궤적 (756) 썸네일형 리스트형 추위 요즘은 늘 춥다. 얼음 송곳이 마음 속에서 자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하하, 뭐냐, 뭐냐고 뭐하고 있는 거니 목이라도 좀 안아프면 편하련만... 내일 애들보며 또 소리 질러야 하는구나. 어지럽다, 어지러워. 손가락 손가락이어서 다행이다. 잊어 버릴 걱정은 없으니. 미안해요 이 글, 읽을지 안읽을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본다면 꼭 전하고 싶어요. 미안해요. 혹시라도 나때문에 상처 받은게 있다면 사과를 받아줘요. 그거 알아요? 이제 일주일 하고 조금 지났을 뿐인데 너무 힘드네요. 가끔 집에서 뒹굴거리다가도 밖에서 인기척이 나거나 개들이 짖으면 화들짝 놀라서 나가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죠. 그러면 멍하니 바보같은 표정으로 돌아서요. 나, 이러는 내가 너무 싫어요. 한심해. 좋아 한다는 것 [언니, 상처 입을 걸 알면서도 왜 사람을 좋아 하는걸까요?] 그 질문에 난 이렇게 대답 했었지. [그건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릴걸 알면서도 키우는 거랑 같은거야] 그리고 난 아직도 그렇게 생각 하고 있다. 마음 이제막 발을 디딘 그는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든 환상 속에서 몽롱히 거닐뿐이다. 그러나, 이건 게임도 아니고 유흥거리도 아니다. 한달도 안돼는 사이에 세명이 상처를 입었다. 마음은 가볍게 다룰만한게 아니다. 가볍게 주고 그 책임 남에게 미루면 안된다. 그러면 나 자신도도 가볍게 다뤄질테니 일방적인 마음은 일방적으로 보관하는 수 밖에는 없다. 강요해도 상대는 받아들이지 않을터이니. 그걸 이해 하지 못하는 이상 그는 언제 까지나 어린이에 불과할것이다. 여자 아이 어제 있었던 일이다. 그 작은 아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말없이 오도카니 앉아 좀처럼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았다. 동그랗게 자른 바가지 머리 아래로 입술이 뾰루퉁하니 부풀어 있었다. "왜 그러니?" 라고 묻자 "하기 싫어." 작은 목소리로, 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아이가 말했다. "왜 하기 싫을까?" "하기 싫어." "자 그럼 이름이랑 학년, 반, 번호라도 쓰세요." "싫어, 싫어." "그러지 말고 우리 쓰자, 응?" 그러자 녀석은 불만족 스러운 표정으로 "하지만 보라색이 없는걸." 이란다. "자, 여기." 조금 떨어진 자리에 굴러다니는 보라색 싸인펜을 주워주자 아이는 그제야 머뭇 거리며 조롱박위에 또박또박 글씨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을 살피고 돌아와보자 녀석은 글자며 이름을 한자 한자 다른 .. 의문 아직도 모르겠다. 나에게서 뭘 원한건지. 이것저것 무례하게 케물어 주기를 원한거였을까? 그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니면 내가 자신 앞에 무릎 꿇기를 원한걸까? 하지만 만일 내가그랬다면 당신은 실망했을거야. 왜? 왜 떠난거지? 주소를 물어 왔다. 알려줬지. 내가 물었을 때 그는 도망친다고 대답했다. 왜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 오지 않았지. 나에게 상처 입히기를 원했다면 그건 성공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그냥 지나가는 김에 들린다고만 말했지, 나를 만날거라곤 하지않았어. 이전 1 ··· 87 88 89 90 91 92 93 ··· 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