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해구아래 (238) 썸네일형 리스트형 개나리 유려한 줄기가 바람에 따라 휘청인다. 선명한 노랑빛 꽃잎들도 그에 따라 춤춘다. 숙제가 나온 때에서 너무 지나버려서인지 초록빛 나뭇잎들도 가득 줄기에 매달려 있다. 살포시 가지를 잡아 꽃잎을 뜯어봤다. 장미처럼 하나하나 떨어지지 않고 나팔꽃처럼 통으로 붙어 있다. 킁킁. 향을 맡아보았지만 딱히 뭐라고 표현할만한 냄새 느낄 수 없었다. 입에 넣어 씹어보자 인상을 찌푸리고 싶어질 정도의 쓰고 떫은맛이 난다. 진달래와는 달리 이 녀석은 먹을 만한 것이 못된다. 나는 펫페 하고 여러 번 침을 뱉어 버리고 말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봄 - 무릉도원. 마을 외곽에 서서 우리 집이 있는 언덕배기를 보면 연분홍 안개에 휩싸여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 보인다. 올 봄, 언덕 아래자락에는 벛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 사이로 매년 날아오던 커다란 두루미들이 내려 앉는다. 녀석들은 서성이며 횟질을 하거나 둥지를 만들 나뭇 가지를 줍고는 다시 파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여름 - 수박아 기다려라.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없이 여름을 날 수는 있지만, 수박 없이 지낸 다는 것은 나에게는 불가능 한 일. 수박의 상쾌함은 얼을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히 대신 할 수 없다! 가을 - 기다림의 끝. 탐스럽게 익은 청포도를 햇빛에 비추면 아름다운 황금 빛으로 보인다. 그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를 위하여, 농부는 까탈스러운 봄바람과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할새도 없.. 김우희, 그녀의 사정 시점변환 1) 감성사전, 사생문, 단어야 놀자에서 나온 단어들을 모두 활용해주세요. 매(梅) / 난(蘭) / 국(菊) / 죽(竹) / 먹, 종이, 들러보다 / 둘러보다 2) 장문 단문의 규칙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장/단/장/단) 3) 영화[스타워즈] 시청 중입니다. 4) 3인칭 관찰자 시점. ----------------------------------------------------------------------- “김 선생님!” 몇 차례 째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대문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하네, 분명히 오늘 댁에 들러 가겠다고 약조를 했었는데.” 준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대문을 슬쩍 밀어본다. 문은 조용히 열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안에 들어서며.. 단어연습 - 둘러보다/들러보다 잠든 지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 침묵하던 준호는 갑작스레 입을 열었다. “민규야, 나 아무래도 정형 외가에 좀 둘러보고 와야 할 것 같다.” 다 마셔버린 빈병을 들고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던 민규는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 “응? 정형외과? 어디 다쳤어?! 만날 코가 삐뚤어져라 마시 더만, 술 취해서 구르기라도 한거야??!” 준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술은 니가 먹고 있잖아 인마! 혼자서 위스키 한 병이나 비우고선!” 하지만 민규는 뻔뻔한 표정으로 되받아쳤다. “원 참, 사람 농담 한거가지고. 소심하긴. 근데 거긴 왜? 뭐 보고 올 게 있다고.” “…그냥, 옛날 생각이 좀 나서.” “에휴, 궁상은.” 민규는 툴툴거리며 전혀 줄지 않은 준호의 잔을 뺏어 들고는 홀짝이기 시작했다. 술이 반 정도 줄.. 종이 - 다이어리 표지 최근 들어 내가 가장 자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는 것을 주제로 선택했다. 바로 다이어리. 2006년 11월에 산 물건이니까 2년이 넘었다. 하지만, 만년 다이어리라 그다지 시간의 흐름에 구에 받지 않는다. 이것은 수많은 종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 표지를 묘사하기로 정했다. 이 종이는 빛을 비추면 광택이 돌아 코팅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끝으로 문질러보자 매끈하게 미끄러진다. 색은 연한 하늘색. 그 주위에 주황색 펜 선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은 외각 쪽에 주로 그려져 있다. 새, 양치식물, 꽃과 열매, 나뭇잎, 줄기 들이 섬세하고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앞표지 쪽은 리본 속에 쓰여 진 SECRET GARDEN DIARY라는 글씨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아래쪽에는 열쇠 구멍이 그려진 둥근.. 눈이 옵니다 단/장/단/장/단/장 눈이 옵니다(행동제약없음) ----------------------------------------------------- 하얗다! 파파의 베게 속에 들어있던 새하얀 깃털을 닮은 것이, 온 세상을 내 털가죽처럼 하얗고 폭신폭신하게 덮어버렸다! 나는 헐레벌떡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하늘에서 한들한들 떨어지는 그 하얀 것을 온 몸으로 맞으며, 마당 위에 사브작 사박 발자국을 남기고, 까만 코끝을 들이밀어 킁킁거리며 냄새도 맡고, 두발로 마구 파헤쳐 먹어보기도 하며 열심히 놀고 있자니, 어디선가 산드라와 마마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이트 아주 신났네.” “우리 꼬마 기사님은 여름에 태어났으니 처음 보는 눈이 신기한가 보구나.” 매, 난, 국, 죽, 먹 - 매 - 짙은 고동색 가지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눈송이. 그 사이로 수줍게 피어오른 연분홍빛 향기에, 행인은 가던 길을 잊고 찬 바람 부는 겨울 돌담 가를 한참 서성인다. - 난 - 작고 가녀린 난초가 있었다.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꽃을 피운 난이었지. 예고도 없이 볼품없는 초록빛 꽃망울이 맺히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보았었다. 허나, 채 피기도 전에 어린 아이의 손짓 한번에 무참히 뜯기어져 나가버렸지. 작고 가녀린 난초가 있었다. 길을 가다 난을 볼 때면 그 여린 초록빛이 아직도 선연히 떠오른다. - 국 - 티앙페이. 이 아가씨는 수줍음이 많아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단다. 유리로 만든 길고 투명한 방을 마련해, 따스한 물을 담고, 그 속에 살며시 넣어주렴. 조금만 기다리면 아름답게 피어날 테.. 빌리(11세)의 봄 단어 연습 알은체하다/아는 체 하다 ----------------------------------------------------------- “안녕, 산드라?” 빌리가 알은체하며 다가왔다. 그는 금발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새하얀 이빨이 유달리 빛나 보인다. 몇몇 여자애들은 그 미소에 홀딱 넘어가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드라의 취향은 아니었다. “아, 너냐?” 산드라는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다시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빌리는 힐끔 문제를 훔쳐보더니 아는 체를 했다. “아, 이거 제 2공식 아니야?” “어, 그래 맞아.” 그녀는 짧게 대답하고는 계속 문제에 집중했다. “굉장한데? 이건 최고학년들이나 배우는 문제잖아?” 빌 리가 놀랍다는 듯 호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녀의 반응..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30 다음